메모리 안에서 연산까지… 삼성전자, 세계 최초 기술 구현

‘인메모리 컴퓨팅’ 네이처 게재
CPU서 연산하는 기존 구조 변혁
속도 빨라 AI 획기적 발전 가능

삼성전자 함돈희 펠로우, 정승철 전문연구원, 김상준 마스터(왼쪽부터).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직접 연산까지 가능한 ‘인메모리(In-Memory) 컴퓨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해 공개했다. 연산과 저장 기능이 분리된 기존 컴퓨터 구조를 벗어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자기저항메모리(MRAM)을 기반으로 한 인-메모리 컴퓨팅과 관련한 연구결과를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인-메모리 컴퓨팅은 메모리 안에서 데이터 저장뿐만 아니라 데이터 연산까지 수행하는 최첨단 칩 기술이다. 대량의 정보를 이동 없이 메모리 안에서 병렬 연산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현저히 낮다. 차세대 저전력 AI 칩을 만드는 유력한 기술로 주목받는다. 인-메모리 컴퓨팅에 활용할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는 저항메모리(RRAM), 상변화메모리(PRAM), MRAM 등이 있다. MRAM을 기반으로 인메모리 컴퓨팅을 구현한 것은 삼성전자가 최초다.


기존 컴퓨터는 데이터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 칩과 데이터 연산을 책임지는 프로세서 칩을 따로 나눠 구성한다. 미국 수학자 폰 노이만 등이 1945년 제시한 ‘폰 노이만 구조’다. 지금까지 모든 컴퓨터는 이 구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중앙처리장치(CPU)가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불러와 처리하고, 다시 메모리로 보내는 과정을 거치는데 연산량이 많으면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최근 AI 등이 발전하면서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이를 대체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MRAM은 데이터 안정성이 높고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낮은 저항값을 갖는 특성 때문에 인-메모리 컴퓨팅에 적용해도 전력 이점이 크지 않아 인-메모리 컴퓨팅으로 구현되지 못했다.

삼성전자 연구진은 MRAM의 한계를 기존의 ‘전류 합산’ 방식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저항 합산’ 방식으로 제안함으로써 저전력 설계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MRAM 기반 인-메모리 컴퓨팅 칩의 성능을 AI 계산에 응용해 숫자 분류에서는 최대 98%, 얼굴 검출에서는 93%의 정확도로 동작하는 걸 검증했다.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향후 AI 반도체 등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AI 반도체는 매출 기준으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28.2%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는 반도체 분야 핵심 성장 분야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정승철 전문연구원이 제1저자로, 함돈희 종합기술원 펠로우 및 하버드대학교 교수와 김상준 종합기술원 마스터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반도체연구소, 파운드리사업부 연구원들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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