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옥죄기 통했나…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사상 첫 감소

정부 고강도 규제에 2000억 줄어
2금융권은 4000억 증가 ‘풍선효과’
금융위 “정책 효과” 한은 “일시적”

연합뉴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총액이 12월 기준으로 사상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융단폭격’을 가해온 금융당국의 정책 효과가 마침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과,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통화당국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12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7.1%에 불과했다. 2020년 10월 이후 14개월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세부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이 2조6000억원 증가해 증가폭이 직전달(3조9000억원) 대비 1조3000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4000억원 감소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대출이 2000억원 감소했다. 12월 기준 은행권 대출이 감소한 건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처음이다. 시중은행 대출 옥죄기의 풍선효과로 제2금융권 대출은 4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위는 가계대출 안정화 원인으로 고강도 대출규제에 따른 주택거래량 감소를 지목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방안을 시행하며 주택 관련 자금수요가 줄었고, 이에 따라 주택매매거래량이 8월 8만9000건에서 11월에는 6만7000건까지 줄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통화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가계대출이 12월 기준으로 처음 줄어든 데 대해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가 지속되고 있고, 연말 상여금 유입 등 연말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시적 요인이 큰 만큼 가계대출이 본격적인 감소 추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봤다.

박성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아직은 가계대출 수요가 여전히 높고 연초에 금융기관들도 본격적으로 대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확실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디레버리징이 나타났다고 보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달과 같은 가계대출 안정 추세가 일시적인 것일지 아닐지를 놓고 금융위와 한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위 말대로 부동산시장 거래 축소가 영향을 미쳤지만, 자금조달 실패로 인한 매매 감소와 이에 따른 일시적 시장 공포 때문일 수 있다.

대선효과로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띨 경우 가계부채 증가세는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가계대출 축소에 따른 ‘대출절벽’을 어떻게 타개할 지도 금융당국의 숙제다. 지난달에는 아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1단계밖에 적용되지 않은 시점이었는데도 가계대출 증가율이 크게 줄었다.

올 들어 2단계 규제가 시작됐고, 오는 7월부터 3단계 규제가 도입되는 만큼 대출규제 효과는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김지훈 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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