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코앞인데, 머리끈 더 조이는 택배파업

오늘 대화 불발땐 강경투쟁 예고… 인력 충원 등 택배대란은 피할 듯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6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뒤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시작한 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의 파업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택배사들은 ‘설 특수기’를 앞두고 대비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는데, CJ대한통운 노사는 팽행선을 달린다. 설 명절을 앞두고 배송차질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해에 주문한 물건을 아직까지 받지 못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커피머신을 주문했다는 이모(27)씨는 “택배를 2주 넘도록 받지 못하고 있다. 고객센터에 전화해 물건이 도착한 곳으로 직접 가겠다고 해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뿐”이라며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13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현재 배송차질을 빚는 택배 물량은 19만개로 집계된다. 파업을 막 시작했을 때 집계된 물량(40만여개)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송장 출력제한 조치로 아예 주문을 못하는 사례를 고려하면 소비자와 소상공인 피해는 잇따르고 있다. 대리점들은 타사로 넘어가는 물량 때문에 매출 감소까지 겪고 있다.

택배노조는 14일까지 노사 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100인 단식투쟁에 돌입하고, 오는 18일 조합원 2000명의 상경 투쟁을 벌인다. 설 연휴에도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노조는 지난해 사회적 합의로 이뤄낸 택배요금 인상분의 절반 이상을 회사가 가져가고 있고, 택배기사들이 여전히 분류작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CJ대한통운은 아직 별다른 대응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상경투쟁 등이) 벌어진 상황이 아니다보니 미리 대응계획을 세워 말하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일관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새해부터 5500명 이상의 분류 지원인력을 투입하는 등 업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설 연휴 파업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택배업계에선 전국적 ‘택배대란’으로까지 번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이 전체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8%에 채 미치지 못하고, 업계에서 인력 증원으로 설 특수 대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7일부터 약 1만명의 추가 인력을 투입하고, 우체국도 운송차량 증대 및 분류작업 지원을 위한 임시인력 2만6000여명을 증원한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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