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휘장 아래 홍콩 휘장… 중국 거수기로 전락한 홍콩 입법회

中 매체 “한 나라가 두 체제에 우선”
캐리 람 “홍콩 정치 발전 이정표
보안법 입법 조속히 추진하겠다”

제7기 홍콩 입법회(의회) 임기 첫 회의가 열린 12일 회의장 연단 뒤로 중국 국장이 홍콩 국장 위에 걸려 있다. 회의장에 중국 국장과 홍콩 국장이 동시에 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체제보다는 국가가 우선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화연합뉴스

친중 진영이 장악한 홍콩 입법회(의회)에 처음으로 중국 중앙정부를 상징하는 붉은색 국가 휘장이 걸렸다. 중국 관영 매체는 “홍콩 입법회가 회의장에 중국 국장과 홍콩 국장을 동시에 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일국양제 원칙 중 ‘한 나라’가 ‘두 체제’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제7기 홍콩 입법회의 임기 첫 회의가 열린 전날 회의장 연단 뒤로 홍콩 국장과 그보다 큰 중국 국장이 아래위로 내걸렸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정치 시스템 발전의 이정표”라며 “새로운 선거제도 아래서 의원들과 협력해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람 장관은 또 “정부는 40개 법안을 의회에 제안할 것”이라며 특히 홍콩의 미니헌법인 기본법 23조와 관련된 보안법 입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홍콩 선거제도를 전면 개편한 뒤 지난달 처음 치러진 입법회 선거에서 친중 진영은 전체 90석 가운데 89석을 싹쓸이했다. 야권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치러진 선거 투표율은 역대 최저인 30.2%를 기록했다.

람 장관이 강조한 기본법 23조는 반역, 분리독립, 폭동 선동, 국가전복, 국가기밀 절도 등에 대해 최장 3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이와 관련한 법률을 제정하도록 규정했다. 홍콩 정부는 2003년 기본법 23조에 근거해 보안법 제정을 추진했다가 대대적인 반대 시위에 밀려 중단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2020년 직접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시행에 들어갔고,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별도 보안법을 제정하라고 홍콩 정부에 요구해 왔다.

중국 매체는 친중파 일색인 홍콩 입법회가 중국 정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회의가 질서정연하고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과거 야당 의원들의 인신공격과 비방 대신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토론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주장했다. 입법회 의원들은 “시끄럽게 물건을 던지고 난동을 부리는 혼란은 없었다”며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원칙을 실현함으로써 정부와 의회가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앞서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의 샤바오룽 주임은 지난 5일 선전에서 입법회 의원 20명을 만나 “확고한 애국자가 돼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입법회 첫 회의에 문제의 노마스크 심야 파티에 참석했다 격리된 의원 20명은 결국 나오지 못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인 위트먼 헝이 지난 3일 주최한 생일 파티에 홍콩 친중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여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고위관료와 의원 30여명이 동시에 격리된 상태다. 그런데도 일부 인사는 자중하기는커녕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감염을 촉발한 항공사 승무원에게 책임을 돌리는 발언을 해 비난 여론이 일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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