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스트레스 없애라”… 1등 전기차 비결은 ‘긴 주행거리’

‘전비 효율’ 기술경쟁 핵심 부상
공기저항 ↓ 바퀴 구동력은 ↑
벤츠, 1회 충전 1000㎞ 이상 달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 콘셉트카 '비전 EQXX'의 모습. 벤츠코리아 제공

전기차 시장에서 ‘주행거리 경쟁’이 뜨겁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은 잇따라 1번 충전하면 길게 달릴 수 있는 차량을 내놓고 있다.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긴 주행거리’가 중요한 전략무기라는 판단에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한 전기 콘셉트카 비전EQXX는 1회 충전에 1000㎞ 이상 달릴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중간에 충전하지 않고 왕복으로 다녀올 수 있는 거리다. 비전EQXX는 100㎾h 배터리를 탑재했다. 1㎾h로 10㎞를 달리는 셈이다. 배터리 패키지를 새로 설계해 무게를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이대로 시판까지 이뤄지면 전비(내연기관차에서는 연비) 효율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된다. 현재 전기차 가운데 전비 효율이 가장 뛰어난 차는 테슬라의 모델3로 1㎾h당 6.1㎞다.

비전EQXX는 공기저항 계수도 0.17로 낮췄다. 테슬라 모델3의 공기저항 계수는 0.23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차체를 낮고 매끄럽게 만들 수 있어 통상 내연기관차에 비해 공지저항 계수가 낮지만, 0.2 밑으로 내리는 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배터리의 전기에너지를 바퀴의 구동력으로 보내는 비율도 95%에 달한다. 기존 전기차는 75% 수준이고, 내연기관차는 35% 정도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기술, 디자인, 에어로다이나믹(비행기 날개의 유선형 모양)을 포함해 벤츠의 모든 기술을 동원해 전례 없는 효율을 이끌어 냈다”고 강조했다. 비전EQXX의 시장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광저우자동차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전기차 ‘아이온 LX 플러스’는 1번 충전으로 1008㎞를 달릴 수 있다. 광저우차가 자체 개발한 ‘스펀지 실리콘 음극 기술’을 적용했다. 배터리 내부의 실리콘 음극을 스펀지처럼 탄력있게 만들어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다만 아이온 LX 플러스의 주행거리는 유럽연비측정방식(NEDC)을 기준으로 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을 적용하면 주행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 NEDC는 급가속, 주행모드, 에어컨 가동 등을 반영하지 않고 단순히 주행을 시작해서 멈출 때까지 달린 거리를 측정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WLTP(국제표준시험방식)나 EPA 기준으로 동등하게 비교해 보기 전까지 어느 차종이 최장 주행을 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이르다”고 16일 말했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루시드의 프리미엄 세단형 전기차 ‘에어 드림 에디션 레인지’는 1회 충전으로 약 837㎞(EPA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세계 최고 자동차 전문지로 꼽히는 모터트렌드는 신생 자동차 업체의 차로는 처음으로 이 차량을 올해의 차에 선정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 롱레인지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652㎞(EPA 기준)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CES 2021’에서 1번 충전으로 최대 966㎞를 가는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했었다. 볼보는 지난해 7월 테크데이 행사에서 10년 내에 1회 충전으로 1000㎞를 달리는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반면 지난 11일 국내 사전 예약을 시작한 미니(MINI)의 첫 전기차 ‘미니 일렉트릭’은 주행거리가 159㎞에 불과하다. 완충을 하더라도 서울에서 출발해 충남을 벗어나지 못 한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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