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광주 사고’ 엿새 만에… 정몽규 회장 오늘 입장 밝힌다

학동 사고 때 즉각 사과와 대조적
최악 위기 속 잠행… 사퇴설 무성
현산은 일관되게 부인해와 주목


정몽규(사진) HDC그룹 회장이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에서 발생한 대형 붕괴사고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타난다.

정 회장은 HDC그룹이 최악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지난해 6월 학동 재개발 사업지 붕괴사고 때 직접 사과와 사고수습에 나섰을 때와 딴판이었다. 결국 그가 곧 사퇴한다는 관측도 무성했다. 엿새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정 회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은 16일 밤 늦게 자료를 내고 정 회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사옥 대회의실에서 입장을 발표한다고 짤막하게 공지했다. 사과나 사고 수습, 거취 표명 등을 두고 어떤 입장을 발표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 회장이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현산 측은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 HDC의 대표이사 회장에서 물러나는 등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그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11일 이후 이렇다 할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유병규 현산 대표이사가 사고 다음 날 현장을 찾아 사과문을 발표했을 뿐이다. 이런 행보가 ‘사퇴설’을 키웠다.

정 회장은 2018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은 1999년 회장에 취임해 23년간 HDC그룹을 이끌었다. 정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뗄지 모른다는 추측이 나오는 건 이번 사건이 그만큼 대형 악재이기 때문이다. HDC그룹은 주택사업 비중이 큰 편이다. 이번 사고는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해갔지만, 잇단 사고로 여론은 크게 악화했다. 현산이 보유한 주택브랜드 ‘아이파크’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훼손됐다.

광주광역시는 아예 공공사업에서 현산을 배제하는 카드를 만지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13일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공사업에서 일정 기간 현산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을 법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추후 사고 규모에 따라 1년간 영업정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더 매서운 건 현장의 여론이다. 광주 최대 재건축단지인 운암3단지 재건축정비조합이 현산과의 계약 해지를 원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서도 아파트 이름에서 아이파크를 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산이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 참여한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에서는 현산을 향해 ‘보증금을 돌려줄 테니 제발 떠나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현산은 2020년 이후 여러 시련을 겪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은 실현되지 못하고 좌초했다. 지난해에 코로나19 사태로 대형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국내 주택사업으로 눈을 돌렸지만, 현산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공격적으로 주택사업을 확장하려는 시기에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키면서 궁지에 몰렸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