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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에어 조던 열풍

고세욱 논설위원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1984년 미국프로농구(NBA)에 데뷔할 때 에이전트는 그의 상품성을 알아보고 홍보에 나섰다. 첫 번째 작업이 운동화 모델 등용이었다. 하지만 당시 NBA 공식 농구화 브랜드로 매직 존슨, 래리 버드 등 현역 스타들을 내세운 ‘컨버스’와 한창 뜨던 ‘아디다스’는 조던 측 제안에 퇴짜를 놨다. 그다음 찾아간 곳이 신흥 업체 나이키다.

나이키는 조던과 250만 달러에 5년 전속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별도의 농구화 브랜드를 생산하기로 했다. 바로 ‘에어 조던’이다. 나이키가 당시 육상화에 적용하던 신기술 ‘에어 솔’에 빗댄 명칭이다. 주위에서 “검증 안 된 신인에게 과분한 대우 아니냐”고 수군댔다. 나이키는 계약 4년 후 에어 조던 매출이 300만 달러면 성공으로 봤다. 그런데 1년 만에 1억2600만 달러에 달했다. 에어 조던은 1980~90년대 단순한 신발이 아닌 패션과 문화의 아이콘이었다.

조던이 은퇴한 지 19년이 됐지만 에어 조던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미국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42)는 “어릴 때 잔디를 깎으며 돈을 모아 에어 조던을 샀다”고 했는데 조던을 잘 모르는 MZ세대의 열정은 한술 더 뜬다. 에어 조던 시리즈가 나오면 노숙, 오픈런은 기본이다. 지난 14일 대구 모 백화점에서 ‘조던 1 로우 G’ 골프화 한정판을 사러 새벽부터 진 치던 젊은이들이 문이 열리자마자 질주하는 장면이 화제였다. 조던의 화려한 일대기에 스니커즈 최고급 이미지가 합쳐지며 에어 조던은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최근 재테크 수단이 된 리셀(재판매) 시장에서도 으뜸이다. 17만9000원짜리 조던 1로우 G는 발매 직후 80만원선에 거래됐다. 40대 이상은 공중(에어)에서 연출된 조던의 현란한 묘기에, 2030은 그의 고급 운동화에 열광한다. 지난해 11월 현재 조던은 에어 조던 광고와 라이선스료를 포함해 수입이 20억5000만 달러로 전·현 스포츠 선수 중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농구에 이어 운동화로 전 세계 모든 세대를 휘어잡은 조던은 ‘불세출’이란 단어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지 싶다.

고세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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