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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美 산업구조 변화에… ‘무역 한국’ 수출 상위품목 지각변동

中 제조업 강화로 한국산 지위 하락
美는 완제품 생산까지 욕심내 불안
‘빅2’ 동향 주목하며 새 시장 찾아야


한국이 가장 수출을 많이 하는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액 상위품목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산업정책 전환, 미·중 무역갈등,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품에서 나타나는 움직임은 무역 상대국의 산업구조 변화를 반영하는 만큼 선제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산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중국이다. 수출액은 1475억85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한국 전체 수출액에서 25.3%를 차지한다. 2위는 미국이다. 미국의 한국산 제품 수입액은 871억5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한국의 전체 수출액 중 14.9%를 기록했다. 두 나라로의 수출액 비중을 합치면 한국 전체 수출액의 약 40%에 이른다. 그만큼 의존도가 높은 것이다. 두 나라는 전통적으로 20년 넘게 한국 수출에서 1위와 2위를 다퉈왔다.


그런데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지위가 낮아지고 있다.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점유율은 2015년 이후 지속해서 하락세다. 2020년 중국 수입시장 내 한국산 제품의 점유율은 8.92%에 그쳤다. 중국 산업구조가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주요 수입품목과 국가별 의존도는 달라지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과거 중간재를 수입 및 가공해서 최종재를 소비시장에 수출하는 역할을 했다. 제조 과정에 투입되는 부품, 특히 전기·전자 부품 수요가 한국의 대중국 수출을 견인해왔다. 아직도 한국의 대중 수출품 1위는 반도체라는 게 이를 보여준다.

다만, 정부의 대규모 투자를 등에 업고 중국 산업구조는 ‘노동집약’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변신 중이다. 화학공업 등의 자립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자급률 상승으로 전 세계 의료·정밀광학 기기 수입시장에서 중국 비중은 2015년 6.0%에서 2020년 4.7%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한국산 의료·정밀광학 기기가 중국 수입시장에서 점유하는 비율도 12.1%에서 6.6%로 감소했다. 아직 반도체 등 첨단기술에서 한국이 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추격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또한 미국으로의 수출도 불안하다. 미국은 첨단산업에서 설계나 핵심기술을 담당하고, 생산은 다른 나라에서 하는 식으로 일종의 분업구조를 형성해왔다.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상위 품목에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제품이 자리한다. 지난해 1~11월 대미 수출액에서 1위는 자동차(수출액 157억5757만 달러)였다. 이어 반도체, 자동차부품, 컴퓨터, 석유제품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면서 완제품 생산까지 미국에서 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미국 정부는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생산·투자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삼성, SK, LG 등 우리 주요 기업도 미국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산업구조와 수입시장 동향에 늘 촉각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요 수출시장인 두 나라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기존 주력품목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동시에 변화에 적절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혜선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과거에는 우리나라는 중국이 원자재를 수입·가공해서 최종재를 소비시장에 수출할 때 투입되는 부품, 특히 전기·전자 분야에서 부품을 많이 수출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중국 내 생산이 힘든 고부가가치산업 위주로 기술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현지 생산 및 직접 판매가 늘면서, 한국에서 생산하는 품목의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재, 장비, 부품 등에서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새로운 ‘무역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도 커지고 있다. 중국과 미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무역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정국가, 특정품목 편중도가 높은 탓에 상대국의 산업구조나 정책 전환,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중국이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앞으로는 현지 경기 변화나 산업육성 등의 동향에 좀 더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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