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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방통행식 방역패스 고집, 혼선과 차별 부른다

정부가 오늘부터 전국의 학원을 비롯한 청소년 이용시설과 대형마트 등의 방역패스 적용을 해제키로 했다. 방역패스가 기본권 제한을 정당화할 정도로 합리적이지 않다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기존 방역 조치를 수정한 것이다. 그런데 일부 학습 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장소에서 청소년에게 성인과 똑같은 방역패스를 유지토록 결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20세 미만 확진자 증가 등 위험 요인을 감안해도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법원의 취지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구 해석에 연연한 임시방편식 조치는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지난 4일 서울행정법원 제8부는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에 긴급한 필요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백신 미접종자의 신체 자기 결정권이 충분히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청소년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위중증률·치명률이 현저히 낮다고 봤다. 이후 2곳의 재판부에서 일부 상충되는 결정이 나왔으나 이 판단을 부인한 적은 없다. 그런데 정부는 이 결정을 최대한 좁게 해석해 청소년 학습시설에만 한정하는 조치를 내린 것이다. 게다가 3월 1일부터는 서울 이외의 곳에 사는 청소년만 식당·카페 등에서 방역패스를 적용받는 지역적 불평등이 다시 발생한다. 사는 곳에 따라 바이러스가 활동을 달리하느냐는 비난이 또 나올 게 뻔하다. 정부는 앞으로 즉시 항고와 본안 소송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모순되는 조치를 내놓으면서 방역정책에 대한 신뢰는 다시 손상됐다.

백신 접종이 2년 넘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종식시킬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많은 부작용을 무릅쓰고 백신접종 100%를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곧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될 것이다. 정부도 이에 맞춰 기존 방역 정책을 고위험군 보호 및 의료체계 변화로 대응하는 중이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지키고, 어쩔 수 없이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세심히 배려해야 한다. 혹시라도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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