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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권자 판단 흐리는 들쭉날쭉 대선 여론조사

대선을 50일 앞두고 여론조사 혼선이 심각하다. 후보들의 지지율이 업체에 따라 들쭉날쭉하고, 정치권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좌충우돌한다. 언론도 무분별한 순위경쟁 보도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6일간 선관위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돼 공표된 20대 대선 관련 여론조사는 83건이었다. 하루 평균 5건 이상의 대선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홍수다. 수천 개 언론매체들은 이를 검증 없이 인용 보도함으로써 대선을 게임화하고 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여론조사 혼란은 심각해질 게 뻔하다.

여론조사 결과도 썩 믿음직스럽지 않다. 지난주(9~15일) 조사돼 공표된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다. A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36.7%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40.6%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12.9%, B사는 이 후보 36.2% 윤 후보 41.4% 안 후보 9.6%, C사는 이 후보 34.4% 윤 후보 31.5% 안 후보 11.8%, D사는 이 후보 37% 윤 후보 31% 안 후보 17%였다. 3개사는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오차범위 내 혼전 양상이었고, 1개사는 이 후보 우위였다. 어떤 조사업체냐에 따라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 ‘이 후보가 앞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론조사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심지어 같은 여론조사업체가 비슷한 시기 2곳의 의뢰로 조사를 했는데 이·윤 두 후보의 지지율이 정반대로 나타난 사례도 있었다. 꼼꼼하게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지 않는 국민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는 필연적으로 통계적인 표본오차가 존재한다. 문제는 조사나 분석 과정에서 기본을 지키지 못해 나타날 수 있는 왜곡들이다. 표본 추출 방식, 무응답자 처리 방식, ARS 등 조사방식, 질문 내용, 연령·지역·성별·인구비율 등 표본의 대표성 확보 등에서 부실한 조사들이 있을 가능성도 크다. 여론조사업체들의 난립과 과당경쟁, 정치적 의도도 이를 부추긴다.

유권자들은 무차별적인 여론조사 홍수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여론조사는 참고사항일 뿐 절대적 지표가 아니다. 여론조사의 허점을 명확히 알고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을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언론의 자성도 막중하다. 누가 몇 % 앞선다는 식의 흥미 위주 보도를 지양하는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여론조사는 민심을 파악하는 훌륭한 도구다. 하지만 후보자의 철학과 비전은 뒷전이고 여론조사 순위에만 매몰되는 현실은 비정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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