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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서 명문팀으로, 제 머릿속엔 그것밖에 없어요”

부산서 동계훈련 최용수 강원 감독
“다음 경기란 없어, 역량 다 쏟아야 박진감 넘치는 재밌는 축구할 것”

강원 FC 최용수 감독(가운데)이 17일 부산 송정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전지훈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미드필더 서민우, 오른쪽은 공격수 이정협.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 축구는 명확합니다. 팀 전체가 공격과 수비를 같이 하고 모든 개개인이 가진 역량을 다 쏟아내야 합니다. (선수에게) 다음 경기란 게 어딨습니까.”

고향 부산에 동계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최용수(48) 강원 FC 감독이 힘주어 말했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인 팀을 구해내고 새 시즌 준비에 몰두 중인 그에게서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최 감독은 17일 부산 송정호텔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전지훈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코로나19 탓에 국내 같은 장소에서 전지훈련 중인 구단이 모여 다음 시즌 준비와 각오를 밝히는 자리다. 최 감독은 “결과도 가져오는 경기, 팬들이 더 좋아할 박진감 넘치는 축구를 하고 싶다. 준비는 단계적으로 잘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강원을 주목하는 눈이 많다. 지난 시즌 벼랑에 몰렸던 기억 때문이다. 강원은 지난 시즌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교통사고, 선수 경찰 조사 등 여러 악재에 시달리며 강등권으로 미끄러졌다.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를 남긴 상태에서 부임한 최 감독은 팀 색깔을 180도 바꿔내 탄탄하고 많이 뛰는 역습축구로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살아남았다.

최 감독은 “이번 시즌 목표를 상위스플릿(파이널A)이라고 지난해 얘길 많이 했다. 제가 한 말에 책임져야 하기에 그 목표를 향해 정말 노력할 것”이라며 “더이상 승강 PO 같은 경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승강 PO에서 상대했던) 대전 하나시티즌은 2부에서 올라온 팀이다. 이제 상대할 팀들은 1부에 있는 경쟁력 높은 팀들이다. 그 차이는 분명 크다”고 했다.

최 감독 개인으로서도 이번 시즌은 전과 다른 도전이다. 그는 앞선 감독 생활 대부분을 기업구단인 FC 서울에서 보냈다.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시·도민구단에서 일하는 건 처음이다. 그는 “이제 (스스로도) 진정한 시험대에 올라선 듯하다”면서 “벼랑 끝에서 (견인해) 명문 팀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제 머릿속에는 그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시절에는 (K리그 득점왕) 데얀도 있었고 K리그에서 내로라하는 포인트머신인 올레그도 있었기에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 있었다”며 “(강원에서는) 수비축구나 공격축구보다 재미난 축구를 하겠다”고 했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요소마다 숨어있다”며 선수단의 잠재력을 높인 평가한 그는 “남은 시간 선수보강이 원활히 된다면 기대를 해봐도 싶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이정협은 “지난해 처음 오셨을 때 아우라를 느꼈다. 다가가기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처음부터 장난도 치고 훈련장에서도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셨다”며 “생각한 것과 달리 좋고 따듯한 분인 것 같다”며 웃었다. 미드필더 서민우는 “감독님께 다가가기 위해 출연하셨던 예능도 챙겨봤다”고 장난스레 답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 감독은 옛 제자 박주영을 영입한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에게 감사의 메시지도 전했다. 최 감독이 서울에서 오래 함께한 박주영은 최근 울산으로 이적했다. 최 감독은 “주영이가 10여년 전성기 동안 국민께 감동과 희망을 보여준 건 인정해야 한다. 당장 경기력으로 주영이를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주영이의 제2 축구인생에 축구인들이 나서줘야 한다”면서 “홍 감독이 용기 있는 결단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부산=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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