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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자료 조회 땐 통보해야”… 법무부 “재검토 필요”

관련 법 발의에 사실상 반대 의견… 박범계 “인권침해 소지” 시각차

국민DB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조회할 때 이를 당사자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에 대해 법무부가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다. 반면 박범계 장관은 “무제한적인 통신자료 조회는 개선해야 한다”며 인식차를 보였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에 대해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개정안은 통신자료의 명칭을 통신이용자정보로 바꾸고, 이동통신사가 수사기관에 해당 정보를 제공할 경우 제공 사실을 당사자에게 알리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무부는 “통신자료 취득 행위는 강제력이 개입되지 않은 임의수사에 해당하고, 단순한 가입자 정보 확인을 넘어 통화내역을 확인하는 경우는 이미 통지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입자정보 조회 수준에 불과해 기본권 침해 정도가 낮다는 점, 시스템 구축과 통지에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드는 점도 재검토의 근거로 들었다.

해당 개정안은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광범위한 통신자료 조회 논란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83조는 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하면 전기통신사업자가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수처는 이 조항을 근거로 그간의 통신자료 조회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법 자체의 개선 필요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박 장관도 이날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검토하진 못했다”면서도 “영장 없는 통신자료 조회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2012년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각하한 바 있다. 수사기관의 요청에 응할 수 있다고 규정했을 뿐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자료 제공 의무를 부여한 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일부 변호사들은 해당 조항에 대한 위헌성을 다시 판단받겠다며 헌법소원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존 결정 취지에 따르면 같은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다만 관점을 바꾸면 통신사업자가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문제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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