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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된 ‘코로나 방역’, 그 뒤엔 첨단 ICT 기술이 있다

빅데이터·클라우드·5G·로봇 등
다양한 기술이 방역 전반에서 작동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 ICT 기술이 밀접하게 적용되고 있다. 사진은 이동통신 3사의 인증서 패스(PASS) 앱으로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는 모습. SKT 제공

식당·카페 등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꺼내 전자출입명부와 백신접종증명서를 준비한다. 로봇이 살균은 물론 서빙, 안내 등의 대면 서비스를 대신한다. 백신을 맞고 나면 인공지능(AI)이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한다.

백신 접종부터 방역패스, 역학조사 등 코로나19 방역조치들이 일상에 깊숙하게 스며들었다. 그리고 방역조치의 배경에는 IT·통신 기업의 첨단 ICT 기술이 자리한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LTE·5G, 블록체인, 로봇 등 다양한 기술이 코로나19 방역시스템 전반에서 작동하고 있다.

가장 많은 ICT 기술을 적용한 분야는 백신 접종, 출입증명 등 코로나19 예방 서비스다. 시작은 2020년 3월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공적 마스크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마스크 앱은 정부가 공개한 공적 마스크 데이터와 네이버·카카오 등의 지도 데이터, KT·NHN 등 기업의 클라우드 자원, 시민 개발자인 ‘시빅해커’가 협업을 한 결과물이다.

같은 해 등장한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 서비스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인증 정확도를 높였다. 백신 인센티브와 방역패스 등이 적용되면서 지난해부터 전자출입기록 시 예방접종 증명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됐다. 정부의 예방접종증명서(COOV) 시스템과 인증서 서비스를 연동한 덕분이다.

COOV 앱과 백신 예약시스템에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KT는 코로나19 정보관리 시스템과 COOV 앱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한다. 백신 예약시스템의 본인인증 대기열 등은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에 구축됐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하면 고정된 자체 인프라를 활용할 때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며 부하를 낮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21일 “코로나19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데 무작정 서버를 구축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자원을 자유롭게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적용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에는 백신 접종 예약시스템의 성능 개선을 위해 17개 민간 IT기업이 협업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되기도 했다. LG CNS는 전체 시스템의 과부하 원인을 파악하고 시스템 전체를 최적화하는 ‘아키텍처 최적화’ 기술을 제공했다. 접속자가 병원 목록, 예약가능일자 등 주요 데이터를 조회할 때 가장 큰 병목현상이 빚어진다는 걸 확인하고 부하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용량이 큰 이미지 파일을 클라우드로 옮기기도 했다.

사진은 LG유플러스의 5G 기반 방역로봇이다. 서울 관악구 H+양지병원에 있는 LG유플러스 5G 방역로봇은 얼굴을 인식해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한다. LG유플러스

비대면 방역의 최일선에선 로봇 기술이 활약 중이다. 현대로보틱스, LG전자 등 주요 로봇 개발기업은 돌아다니며 살균·소독약을 분사하거나 공기를 정화하는 ‘방역 로봇’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서울 H+양지병원에 자율주행과 AI 기술을 채택한 5G 방역로봇을 도입했다. 이 로봇은 얼굴인식과 온도측정으로 마스크 착용 여부, 체온을 확인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면 안내음을 내보내는 동시에 5G 통신으로 관제실에 알림을 보낸다. SK텔레콤도 공장자동화 전문기업 한국오므론제어기기와 함께 5G 기반의 코로나19 방역로봇을 개발한 바 있다.

사진은 SK텔레콤의 5G 기반 방역로봇이다. SK텔레콤의 로봇은 손소독제를 뿌려준다. SK텔레콤 제공

또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블록체인·분산 신원(DID) 기술이 보편화하고 있다. COOV 앱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은 국민의 개인 키를 서명·암호화한 증명서를 발급한 후 공개된 키만 블록체인 노드에 보관한다. 증명서 진위를 확인하는 검증자는 스마트폰과 통신하며 최소한의 정보만 확인한다. 카카오는 방역에 필요한 최소한의 데이터를 암호화해 수집하고 사회보장정보원에 분산저장한다. 역학조사가 필요할 때에만 분산된 정보를 합쳐 이용자를 식별할 수 있다. 합쳐진 데이터는 4주 뒤 자동 파기한다.

역학조사와 백신 접종 후 모니터링에선 AI 기술이 적용됐다.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 SK텔레콤의 ‘누구 케어콜’은 AI가 일정한 기간에 맞춰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상반응을 확인한다. 네이버와 SK텔레콤은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케어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허점도 있다. 여러 앱에서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악용해 QR코드를 도용하는 ‘꼼수’가 등장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은 인증을 강화하는 등의 기술적 조치를 마련하고 정부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아직 뚜렷한 대안은 없다. 스마트폰 활용이 어려운 디지털 소외계층을 배려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경기도 고양시 등 일부 지자체에선 전화로 출입을 인증하는 KT 안심콜 서비스에 방역패스 기능을 포함했다.

기업의 기술력과 비교해 정부의 시스템 관리, 서비스 개발은 뒤처진다는 지적도 있다. 방역패스 의무화 첫날인 지난달 13일에 서버 과부하로 COOV 앱은 ‘먹통’이 됐었다.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질병청이 대부분 의료 관계자로 구성돼 있어 IT 기술 관련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IT 전문가를 더 많이 영입해서 방역에 IT 기술력을 적절하게 융합한다면 관련 서비스를 수출하는 등의 새로운 기회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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