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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여행업계의 눈물 방치할 것인가

남호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꼭 2년이 됐다. 그동안 집합금지·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어두운 터널 속을 지나고 있다. 대부분 대출로 어렵게 연명하고 있는 와중에 끝이 안 보이는 코로나19 상황과 달라진 생활패턴 등으로 인해 더욱 불안하고 점점 지쳐가고 있다.

여행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2월 말 발간한 ‘관광산업조사 2020’은 코로나19 첫해였던 2020년 여행업이 얼마나 큰 타격을 입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0년 12월 31일 기준 여행업 사업체 수는 1만6660개로 2019년보다 8.6%(1563개) 줄었고, 종사자 수는 6만1784명으로 전년 대비 40.2%(4만1527명) 감소했다. 매출액 하락은 더 충격적이다. 2019년 8조6271억원에서 2020년 4354억원으로 곤두박질치면서 마이너스 95%를 기록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87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3% 줄었다. 지난해 11월 외래관광객이 9만4000명 수준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전체 외래관광객은 100만명에 미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방한 외래관광객이 100만명 선을 밑도는 것은 1984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38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여행업협회(KATA)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사업을 근근이 이어가는 여행사는 1만3081개(74.1%), 휴폐업 여행사는 4583개(25.9%)에 달했다. 상황 악화가 계속된 올해는 수치가 더 나빠졌을 것임에 틀림없다.

해외에서 귀국 시 10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한 건 행정명령인데 그로 인한 직격탄은 여행사가 맞았다. 외교부의 해외안전 여행경보 ‘적색’이 지정되면 공정거래 약관에 의거해 예약 취소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는데 이런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것도 여행사다. 수십 년 동안 여행사 사무실로 쓰였던 공간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텅 비어 있고, 아직 여행사 간판이 걸려 있기는 하지만 아무도 출근하지 않는 불 꺼진 사무실도 흔하다.

그런데도 여행업은 생존 지원에서 홀대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영업정지를 강제하는 행정명령이 없었기 때문에 간접 피해업종이라고 주장하며 손실보상업종에서 여행사를 제외했다. 정부가 간접 피해업종으로 분류한 여행업에 대해 일시적 재난지원금 성격의 보상액을 지급해 오고 있지만 이런 형태의 지원금은 보상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조건도 까다롭다. 현장과 동떨어진 행정편의주의적 지급으로 사각지대도 발생하고 있다. 관광진흥기금을 통한 저금리 대출을 하고 있지만 빚만 늘리는 꼴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행업 종사자들이 정부의 방역조치 이행에 따른 피해에 대해 적극적인 보상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것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KATA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여행인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KATA는 성명을 통해 “지난 2년간 정부의 방역 대책으로 여행업이 가장 큰 피해를 봤지만 손실보상법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다”며 “여행업을 위한 생존 대책과 회복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손실보상법 지원 대상에 여행업 포함, 관광 방역 예산 증액, 여행업의 특별고용유지지원업종 지정 연장, 제조업 수준의 지원 정책 제시 등도 정부에 촉구했다.

이제라도 여행업계 목소리에 대한 정부의 답이 필요하다. 과거 조선업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국가 차원에서 법과 제도를 마련해 많은 도움을 준 적이 있지 않은가. 업종 간 피해 보상의 형평성 제고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결단이 뒤따라야 한다.

남호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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