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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인 듯 감기 아닌 오미크론… 백신 안 통해” 국내외 투병기

국내외 확진자들이 말하는 오미크론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2년을 하루 앞둔 19일 대구 북구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코로나19 치료 병동에서 간호사들이 확진자를 돌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유럽 여행을 다녀온 한국인 A씨는 지난 4일 국내 입국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1주일 후 보건 당국으로부터 자신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단 얘길 들었다. 인도 해외 출장을 다녀온 B씨 역시 입국 후 받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둘 다 백신 접종자였다. B씨의 경우 부스터샷도 맞았지만 오미크론에 돌파 감염됐다.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번 주말이면 우리나라도 오미크론이 곧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해외유입 사례가 대부분이었던 초기와 달리 현재는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 중 절반이 국내 지역 발생이다.


국민일보는 전 세계 오미크론 확산 경로를 따라 아프리카 르완다와 시에라리온, 미국, 한국 지역 오미크론 확진자 6명과 전화 및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르완다 확진자는 현지인, 나머지는 한국인이다. 2명은 국내 확진자, 4명은 해외 확진자다. 이들은 공통으로 오미크론의 높은 전파력에 놀라워했다. 최소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쳤지만 확진이 됐고, 감염 경로조차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A씨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폭증했던 영국 런던에서 감염된 게 아닐까 추측했다. 지난 6일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은 르완다의 현지인 C씨 역시 “정확한 감염 경로는 모른다”면서도 “신년 연휴 때 감염이 된 게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들이 전하는 오미크론 증상은 대동소이했다. 단순 감기 증상으로 시작했다가 근육통, 기침 가래로 이어졌다. 식욕 감퇴, 미각·후각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다수는 생각보다 경미한 증상이었다고 말했다.

A씨의 경우 증상의 시작은 인후통이었다. 유럽 여행 막바지였던 지난해 12월 30일 첫 증상을 느꼈지만 평소에도 갑상선이 좋지 않았던 터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이튿날에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았다. 가래와 기침이 나오기에 혹시 몰라 지인에게 받은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했다. 결과는 음성이었다. 귀국용 PCR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지만, 입국 후 받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A씨는 확진 이후에도 기침 가래가 계속됐다고 했다. 그러나 그 강도가 심하진 않았다. 그는 증상의 강도를 1~10으로 했을 때 2 정도로 표현했다. 다만 A씨는 “단순 감기와는 좀 달랐다”며 “감기로 인한 기침은 목에서부터 나오는 거라면 오미크론에 의한 기침은 폐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기침”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6월에 이어 두 번째 코로나에 확진된 시에라리온의 D씨 또한 확실히 이전과는 증상 면에서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 감염됐을 땐 거의 죽다 살아났다. 한 달 넘게 심한 후유증에 시달렸다”며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C씨는 처음엔 감기 같았으나 점점 감기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독감도 걸려보고 했지만, 미각이나 후각이 상실되는 경우는 없었다”며 “감염 5일째 되는 날부터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회복한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조금의 불편함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저지에 사는 E씨는 “확진 판정 후 3일 뒤부터 계속 마른기침과 가래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목이 건조하고 수세미로 긁은 것처럼 많이 아팠다”며 “식도가 까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증상들은 회복 후 음성 판정을 받은 뒤에도 이어졌다고 한다. E씨는 “여전히 목소리가 잘 안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들에 따르면 증상은 보통 3~4일째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줄어들었다. 평균 6~7일이면 회복됐다.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F씨는 6일째 되던 날 컨디션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보다 먼저 확진된 남편 역시 6일째 되던 날 정상 컨디션을 찾았다고 했다.

이는 오미크론 증상에 대한 다수 연구 결과와 유사했다. 노르웨이 연구진이 오미크론 환자 81명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이들의 오미크론 증상 평균 지속 기간은 2~5일 정도였다. 비슷한 증상들이 평균 5~7일 정도 지속됐다는 영국 연구진의 보고도 있다.

반면 B씨의 증상은 이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2~3일 정도 몸살을 겪은 건 다른 이와 유사했지만 이후 증세가 더 심해졌다. B씨는 바이러스가 온몸의 뼈를 돌아다니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고 묘사했다. 폐렴 의심도 돼서 따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을 정도였다. 기침도 심해서 2주 정도는 거의 말도 못 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고 말한다. 실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올라선 해외에선 오히려 사망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영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올라선 지난해 12월 17일 1주일간 하루평균 사망자는 113명이었지만 18일 272명으로 2.4배 증가했다. 미국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올라선 지난해 12월 25일 이후 1주일간 하루평균 사망자가 1246명에서 이달 15일 1886명까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의료체계가 급증하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사망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은 백신 접종과 거리두기 등 방역 조처를 통해 확진자 증가 폭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질병청 격인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의 로타 빌러 소장은 “방역 조치와 백신 접종을 통해 입원환자 수 그래프를 최대한 완만하게 만들어 의료체계에 가해지는 압력을 낮추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호 임송수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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