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이 국가운영에 영향 미쳐선 안돼” “맹목적 신앙, 무속과 같아”

대선 캠프 무속인 영입 논란… 교계, 우려와 자성의 목소리


최근 대선 캠프에 무속인 영입 논란이 나오면서 기독교계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국가 최고 지도자를 뽑는 가장 공적인 영역임에도 주요 대선 후보 캠프에서 무속인 영입같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매우 사적인 영역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이 땅을 살아가는 시민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창립한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19일 “21세기 최첨단 시대에 IT 최강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의 지도자를 뽑는 과정에 무속인과 역술인이 후보 옆에서 어른거린다는 소문 자체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한국 전통문화 속에 남아 있는 무속신앙이 국가적 대사를 앞두고 활개치고, 표심 얻는 걸 최우선으로 하는 각 후보 진영에서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손 교수는 “우리는 무속에 의존하는 지도자는 선택할 수 없다. 이것은 기독교를 위한 게 아니라 건전한 국가 운영을 위해서”라며 “지도자의 비전과 시대 정신, 이성과 논리, 여론이 함께 어우러져 가야 하는 게 국가 운영”이라고 강조했다. 합리적인 근거와 건전한 여론을 바탕으로 해야 할 국가운영 방향과 정책 결정이 무속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 자체가 수치스럽다는 얘기다.

손인웅 서울 덕수교회 원로목사는 “무속 신앙에 바탕한 사람들이 선거에 영향을 주고 이익을 챙기는 것은 국민에게 굉장히 큰 불신을 주는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주요 후보를 돕고 지지하는 후보 주변의 크리스천 등이 앞장서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비전과 정책을 겨룰 수 있도록 올바른 선거의 방향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계는 이처럼 건전한 가치를 추구하고 국가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를 원한다. 김관선 서울 산정현교회 목사는 “후보들이 건전한 가치를 좇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런 가치를 가진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다”고 했다. 서울 대형교회 A집사는 “후보자 부부의 사생활, 신앙, 윤리와 같은 사적인 이슈가 공적인 담론장을 뒤덮었다.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대선을 보면서 우리의 신앙을 성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목사는 “맹목적 신앙으로 기도하면 하나님이 다 들어주실 거라고 믿는 건 무속 신앙과 다르지 않다”며 “교회와 성도들도 무속과 다르지 않은 신앙으로 전락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크리스천 정치인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20여년 동안 무속인으로 살다 회심한 부산의 B집사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선거 때 무속인을 찾지 않는 정치인이 드물다”며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개인의 신앙 영역에서는 성령의 감동을 구하고 공적인 정치 영역에서는 합리적인 정책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전날 무속인이 활동하고 있다는 논란을 빚은 선거대책본부 산하 조직을 해산했고, 이재명 후보는 최근 종교본부 발대식에서 한국역술인협회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속인 출신 성도 C씨는 “대개 후보 주변에서 무속인을 소개하는 바람잡이들이 있는데 무속인 입장에서는 유력 정치인 캠프와 연결되면 부적을 팔거나 굿을 해서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역술인과 무속인은 50만명으로 추산된다.

강주화 박재찬 최기영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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