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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정용진, 류영준 그리고 지저스 리더십

맹경환 뉴콘텐츠팀장


요동치는 대선 정국을 뚫고 두 기업인이 한동안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카카오 차기 최고경영자로 내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주인공이다.

재계 최고의 SNS 셀럽으로 통하는 정 부회장은 과거 대중과는 거리를 유지했던 재벌 총수들과는 달리 SNS를 통해 젊은 세대와 거리낌 없이 소통하는 모습에 환영을 받았다. ‘용진이 형’이라는 친근감 넘치는 별명도 얻었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이유는 ‘멸공’ 해시태그 때문이다. SNS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실린 기사를 공유하며 달았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불이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그는 “나의 멸공은 오로지 우리 위에 사는 애들에 대한 멸공입니다. 나랑 중국이랑 연결시키지 말기를 바랍니다”라고 해명했다.

정치인들이 가세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사며 SNS에 해시태그로 ‘#달걀 #파 #멸치 #콩’이라고 적었고, 나경원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진태 전 의원 등의 ‘멸공 챌린지’가 이어졌다. 민주당에서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신세계 불매운동에 불을 지폈다. 신세계 주가는 떨어졌다. 정 부회장을 용기 있는 기업인으로 추켜세우는 측도 있었지만 “멸공도 좋지만 사업을 먼저 돌아보라”(이마트 노조) 목소리가 더 부담스러웠던 듯하다. 결국 정 부회장은 멸공 발언을 접었다.

류 대표와 관련된 논란은 비교적 단순하다. 그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임원들은 코스피200지수 편입일에 900억원대 카카오페이 주식을 매각해 도덕성에 문제가 제기됐다. 이들은 카카오페이 44만여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그렇게 류 대표는 469억원을 현금화했다. 이들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차익 실현한 것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책임 경영이나 주주가치 제고 등이 한낱 구두선에 불과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상장일에 “주주 가치 제고라는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었다. 결국 류 대표의 카카오 최고경영자 내정도 철회됐다. 논란 가운데 나온 “카카오페이의 성장은 카카오페이 구성원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 낸 결과인데 결실은 특정 임원진에만 집중됐다”는 카카오 노조의 비판을 경영자들이 뼈아프게 새겼을지 모르겠다.

두 기업인의 논란을 지켜보며 최근 두 크리스천과의 만남이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다. 인터뷰차 만난 한 분은 기업인 출신 목회자고, 출판 문제로 만난 다른 한 분은 현직 기업인이다.

엘칸토 부사장과 무크 대표를 지낸 김영석 목사는 항상 하나님 말씀에 근거해서 사업을 해야 한다면서 ‘지저스 리더십’을 강조한다고 한다. 교만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사랑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저스 리더십은 바로 섬김과 사랑의 리더십, 본이 되는 리더십이다. 그는 경영자들이 지저스 리더십으로 우선 직원들의 마음을 살 수 있다면 직원들은 회사의 비전을 보고 충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년그린텍 대표인 유이상 장로는 “많은 크리스천 기업가가 수많은 선택과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돈과 하나님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한다. 빠르고 편하고 넓은 돈의 길과 더디고 어렵고 좁은 하나님의 길”이라면서 “성경은 분명히 돈과 하나님을 같이 섬길 수는 없다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크리스천 기업가는 기업의 이익만 추구하면서 양심과 신앙의 눈을 질끈 감아선 결코 안 된다”면서 “하나님 앞에 서서 부끄럼이 없도록 기업을 경영한다는 의식이 크리스천 기업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두 분이 전한 크리스천으로서의 경영 철학은 크리스천이든 아니든 모든 경영자들이 새겨들을 만하다. 논란 속 기업인의 마음에는 사랑과 섬김이 아니라 교만이 자리 잡고 있지 않았을까. 양심과 부끄럼은 내팽개치고 이익만을 좇지 않았을까.

맹경환 뉴콘텐츠팀장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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