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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만명 남의 일 아니다”… 경증 관리가 대응 핵심

오미크론 대유행 대비 전문가 제언
재택치료 지원책 제대로 갖춰야
설 연휴 이동, 당장 가장 큰 고비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를 걷고 있다. 이날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 만 2년이 됐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뉴시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유행이 임박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무증상·경증 확진자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더 이상 하루 확진자 5만명, 10만명이 먼 나라 얘기가 아닌 만큼 확산 속도를 감당 가능한 수준 내에서 관리하면서 방역의 큰 틀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5차 유행 규모 정점 예측 시) 가능 시나리오 중 하나가 (하루) 10만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 교수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선 당장 내주 중 확진자가 하루 1만명 가까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오미크론의 전파력은 차원이 다르다”며 “3차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걸려야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되는 오미크론 맞춤형 방역 전략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확진자 증가 속도는 오히려 더 빨라질 수 있다. 신속항원검사가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도 있다. 홍기호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미국 등 선례를 보면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도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검출에 필요한 바이러스양을 고려할 때) 감염 초반 사흘 정도는 놓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델타의 4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되는 오미크론 중증화율은 곧 경증 단계에서 관리가 5차 대유행 대응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뜻한다. 그중 재택치료가 최전선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해 말 확진자가 7000명대로 늘었을 때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 장비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현장에선 애를 먹곤 했다”며 “재택치료에 필요한 지원 시스템이 제대로 구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재택치료 도중 상황이 악화하는 환자를 위한 치료 체계, 응급 이송 체계가 잘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의료체계 개편 필요성과도 직결된다.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단기외래진료센터 등이 설치돼 있지만 하루 수만명의 확진자 발생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더 많은 의원급 의료기관이 진료에 참여하는 게 필수다. 최 교수는 “확진자도 비확진자도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급한 대로 호흡기전담클리닉 등 기존 시설을 보다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까이 보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설 연휴부터가 고비로 꼽힌다. 그전까지 확진자는 계속 늘어날 텐데 의료 공백이 빚어질 수 있다.

‘빨리 걸리는 게 낫다’는 주장도 위험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중보건상 좋지 않은 메시지일뿐더러 확진자가 베이스라인 아래로 줄어들려면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유행의 기울기를 완만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경모 신용일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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