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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세에 책 낸 박정기 회장 “글 쓰면 활력… 노인들에 권한다”

뭔가 쓰고 싶으면 일단 시작해야
70대 중반에 배운 컴퓨터 큰 도움
‘웨이크 업 코리아!’ 최근 출간
청년들에 주변국 보는 시각 조언

87세에 책을 낸 박정기 한미친선군민협의회 회장이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노년의 글쓰기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웨이크 업 코리아!’(Wake Up Korea!)는 박정기 한미친선군민협의회 회장이 최근 출간한 책이다. 박 회장의 나이는 올해 87세. ‘어느 할아버지의 평범한 이야기 2’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한 노인이 청년들을 향해 던지는 이야기지만, 노년의 글쓰기가 주는 보람과 성취의 증언이기도 하다.

“책을 쓰는 건 즐거운 일이다. 안 즐거우면 못 한다. 힘이 들지만 글이 남는다. 글을 보면 위안이 든다.” 박 회장은 지난 20일 인터뷰에서 “책을 쓰면서 우울증이 없어지고 생활에 대한 의욕이 생겼다”며 “뭔가를 쓰고 싶은 노인이 있다면 일단 시작하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인에게도 몰두할 게 필요하다. 늙으면 우울증도 있는데 몰입하면 다 없어진다. 노인들에게 글쓰기를 정말 권하고 싶다. 글을 쓰는 건 정신 활동에도 좋다. 보람도 있고 성취감도 있고.”

그는 지난해 초부터 집필을 시작했다. 나라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컸다고 한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주변 국가를 바라보는 인식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느꼈다. 그는 “정치가도 아니고 운동가도 아니니 뭔가 얘기를 하려면 책을 쓰는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책에서 군인과 기업인, 육상인으로 살아온 경험과 공부를 바탕으로 미국, 중국, 일본 세 나라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얘기한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가까이하지 않고는 안 된다고,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극심한 반일감정도 우려한다. 그는 한국에 와있는 미군과 우리 국민의 유대와 친선을 위한 활동을 펼치는 한미친선군민협의회를 만들어 40년 넘게 운영해왔다.

“나라가 잘되려면 건강한 국민이 있어야 한다. 그다음 국제관계가 좋아야 한다. 주위가 우리를 적대시하고 짓밟으면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나. 좋은 친구, 좋은 이웃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주변 국가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웃을 보는 눈을 정확히 갖자고 얘기한 것이다.”

육사 출신으로 한국중공업과 한국전력 사장을 지낸 박 회장은 50대 중반에 첫 책 ‘어느 할아버지의 평범한 이야기’(1989년)를 출간했다.

“손녀들이 생기면서 얘들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차올랐다. 그래서 손녀들을 위한 훈계를 적은 책을 썼다. 소책자 형태로 200부 인쇄해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근데 이 책이 소문이 나면서 정식 출판을 하게 됐다.”

박 회장은 이후 틈틈이 책을 썼다. 미국의 남북전쟁 이야기를 다룬 ‘남북전쟁’, 육상경기의 역사와 종목을 소개한 ‘그 영웅들의 이야기’, 한국의 원자력 자립 과정을 다룬 ‘에너토피아’ 등을 출간했다.

그는 70대 중반에 배운 컴퓨터로 글을 쓴다. 그는 “처음엔 영 어색했는데 익숙해지니까 컴퓨터가 너무 편하더라. 수시로 바꾸고 수정하고 편집도 쉽다”며 글을 쓰고 싶은 노인들에게 컴퓨터를 배울 것을 권했다. 또 “노인의 글은 대개 훈계가 되기 쉬운데, 그러면 사람들이 안 읽는다”면서 “어떻게 해야 재미있게 쓸까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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