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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임대 동·호수 무작위 추첨… 서울, 공공주택 차별 없앤다

市, 프리미엄 설계·평형 확대 추진
임차인→사용자 등 용어 대폭 개선
노후 임대단지 34곳 재건축도 박차


서울시가 신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는 공공주택(임대주택)이 민간분양 세대에 비해 차별받지 않도록 설계부터 준공단계까지 완전한 ‘소셜믹스’ 구축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동·호수 공개 추첨제를 도입하고 일조·조망권·마감재 등을 개선하는 등 프리미엄급 설계도 적용토록 했다. 임대 물량보다는 품질에 방점을 찍은 것이지만 분양세대와의 형평성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지적된다.

서울시는 “양적 공급에 치우쳤던 공공주택 정책 패러다임을 올해부터 ‘주거복지 우선주의’로 대전환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임대·분양세대의 평형 배분, 평면, 자재 사용 등 21개 항목을 분석해왔다.

시가 발표한 방안은 크게 임대주택에 대한 차별 해소와 품질 제고로 나뉜다. 시는 최근 강남구 A아파트가 임대주택이 포함된 일부 평형을 동북향으로 배치하고, 침실 환기가 어렵게 설계한 걸 발견하고 바로잡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환기에 매우 중요한 ‘맞통풍’을 비롯해 조망, 일조권 등이 보장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A아파트의 경우 시가 개선안을 요구해 통풍과 일조가 모두 개선됐다”고 말했다.

공개추첨제도 전면 실시된다. 분양세대 우선 배정 후 남은 세대에 임대주택을 배치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임대주택이 남향을 모두 가져가는 식으로 해결하거나 일부 동·호수를 강제 배정할 수도 없으니 공평하게 무작위 추첨을 도입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파트 관리를 위한 주요사항을 결정하는 입주자대표회의에 임대주택 거주자로 구성된 ‘임차인 대표회의’가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가 법률 지원에도 나선다. 나아가 부정적 인식을 없애기 위해 임대주택, 임차인, 임대료 표현도 각각 공공주택, 사용자, 사용료로 전환키로 했다. 이는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 제고를 위해선 임대주택 평형 확대가 우선 추진된다. 이 경우 대표적인 임대주택 차별 설계로 지목받는 별동(별도 임대주택동) 구조, 임대주택을 세로나 가로로 배치하는 열배치·층배치 구조가 사라지게 된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임대주택을 별동 등으로 지은 건 분양세대가 큰 평형을 받을 때 임대주택은 소형 평형을 받아 물량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며 “과감히 물량을 포기하는 대신 품질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우선 공공주택 공급이 예정된 50개 단지 7500여 세대를 검토해 이 중 소형 물량에 집중된 3700세대를 59㎡ 이상 평형으로 전환키로 했다. 생애주기별 특화 평면과 프리미엄급 설계도 적용된다. 청년, 신혼부부, 고령가구 등 가구 유형별로 주거 트렌드에 맞는 공공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최소 주거 면적이 17~59㎡에서 25~84㎡로 확대되고 충분한 수납공간, 발광다이오드(LED) 등 조리시설 하이라이트 설치 등 주거품질 향상 방안이 반영된다.

시는 국내 1호 영구임대아파트단지인 ‘하계 5단지’를 비롯, 준공 30년 이상의 34개 임대주택단지도 2040년까지 재건축하는 등 노후 임대주택 재건축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그동안 임대주택은 일반미보다 맛이 떨어지는 정부미 취급을 받았다”며 “임대주택도 분양아파트처럼 눈부시게 주택 트렌드를 좇는 고품질 아파트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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