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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상폐사유 횡령·배임 최다… 오스템임플란트 같은 운명 맞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61곳 퇴출
거래소, 오늘 심사대상 여부 결정


최근 5년간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결정을 내려 코스닥시장에서 강제로 퇴출한 기업이 61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서 상장폐지 결론이 나오게 된 가장 많은 이유는 ‘횡령·배임의 발생’이었다.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소의 심판대에 오른 오스템임플란트와 신라젠이 이 같은 상장폐지 칼날을 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은 61개였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피흡수합병, 유가증권시장 이전 등으로 상장폐지한 기업은 제외했다.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은 두 갈래로 이뤄진다. ‘형식적 상장폐지’는 기업이 특정 요건에 해당하면 발동한다. 정기보고서 미제출과 감사의견 비적정, 자본잠식처럼 명확한 문제가 있을 때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이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는 거래소의 판단에 따라 결론이 난다. 특정 기업의 계속성과 재무 상태, 경영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퇴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형식 요건만으로 걸러내기 어려운 불건전 기업을 솎아 낼 수 있다. 다만 다툼의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거래소 자체 판단 및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 코스닥시장위원회 등 ‘3심’을 거쳐야 상장폐지 여부가 확정된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코스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은 150개 기업 중 상장폐지된 기업은 39곳(중도 상장폐지 포함)이었다. 신라젠을 포함한 39곳은 여전히 심사가 진행 중이다. 심사 이후에도 살아남은 기업은 72곳이었다.

가장 많은 상장폐지 사유는 ‘횡령·배임 사실 확인’(10곳)이었다. 그다음으로 ‘불성실 공시’(8곳)와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6곳), ‘회계처리 위반’(5곳) ‘주된 영업의 정지’(5곳) 등 순이었다. 거래소가 상장폐지 여부를 판단할 때 횡령과 배임 문제를 상당히 무겁게 본 것이다.

일각에서는 재무·회계 결함이 있는 기업을 금융 당국과 거래소가 애초에 걸러내지 못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기심위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신라젠은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5월 거래가 정지됐다. 이와 관련해 신라젠 소액주주들은 “해당 문제는 2013~2014년 벌어졌다. 상장하기 전의 일로 상장폐지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코스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부실기업이 늘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4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완화했다. 자기자본 기준을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자본잠식이 있어도 상장할 수 있게 했다. 검증이 제대로 안 된 기업들이 마구잡이로 코스닥에 상장하게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215억원 규모의 횡령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신라젠의 길을 밟을 수도 있다. 자금관리 팀장 이모(45)씨가 수년간 막대한 회삿돈을 빼돌렸고, 내부통제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이 오스템임플란트 최규옥 회장과 엄태관 대표이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어서 경영진 리스크도 있다. 거래소는 24일 오스템임플란트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올릴지 결정한다. 조사가 더 필요한 경우엔 검토 기간을 15일 더 연장한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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