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내시경 중 허우적 대고 욕설, 나도 혹시?

‘내시경 역설반응’ 100명 중 3∼4명
겪어본 사람 30%는 재발 경험
자세한 검사 어렵고 위험해

위내시경 검사 장면. 내시경 검사 도중 팔을 휘젓는 등 이상 행동을 겪은 사람은 재발 확률이 높은 만큼, 검사 전 의료진에 알릴 필요가 있다. 서울대병원강남센터 제공

흔히 ‘수면 내시경’으로 불리는 위·대장 등의 ‘진정 내시경’ 검사 도중에 자신도 모르게 팔다리를 휘젓고 욕설을 하거나 내시경을 잡아 뽑는 등의 격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의학계에선 ‘내시경 역설반응’으로 불리는데, 이 반응은 100명 중 3~4명에서 나타난다. 알코올 섭취나 나이(소아와 노인), 남성, 개인 성격, 많은 용량의 진정 약물 투여 등이 역설반응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그런데 내시경 역설반응을 한 번 겪은 사람은 10명 가운데 3명꼴로 재발을 경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진은효·송지현 교수팀은 2013~2018년 진정제(미다졸람)를 사용해 내시경 검사한 5만8553명(12만2152건)의 분석 결과를 ‘세계임상증례저널(WJCC)’ 최신호에 보고했다. 미다졸람은 프로포폴과 함께 내시경 검사 시 불안감을 줄여주고 기억 소실, 진정 등 목적으로 투여된다.

연구 결과 과거 역설반응이 있었던 수검자 361명에서 30.7%(111명)의 높은 재발율을 보였다. 또 역설반응 경험이 있는 경우 미다졸람 투여 용량(일반적 사용량 5㎎)을 2㎎ 이상 줄이면 반응이 현저히 줄어드는 사실도 확인했다.

‘불충분한 진정’으로 통증 및 불편감을 느껴 내시경 도중 잠깐 깨는 ‘각성’과 달리 대부분의 역설반응을 보인 환자는 깨우는 약(길항제)을 투여해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진은효 교수는 24일 “경미한 경우 횡설수설하거나 입을 오물거리거나,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계속해서 가벼운 움직임을 보이고 심하면 감정적으로 격앙돼 의료진을 꼬집거나 때리는 등 폭력적 행동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내시경 검사에서 역설반응이 발생하면 위험할뿐 아니라 자세한 검사가 어렵다. 또 본인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수검자들은 큰 두려움을 갖게 된다. 진 교수는 “재발율이 30%나 되기 때문에 역설반응이 있었다면 원칙적으로는 비진정 내시경(일반 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역설반응 유경험자는 다음 번 검사에선 의료진에게 꼭 이런 이력을 밝히고 검사 전 상의할 필요가 있다. 송지현 교수는 “다만 역설반응 과거력이 있을 경우 일반 내시경을 더 겁내하는 사람도 있다”며 “이 때는 진정 약물을 최소한으로 써 아주 얕은 수면 상태에서 검사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