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생존율 낮은 췌장암 빛으로 치료… 올해 암 진단 광역학 시스템 구축”

[인터뷰] 이양구 동성제약 대표
“세계 첫 췌장암 광과민제 목표
복막암에 대한 임상연구도 진행”

이양구 동성제약 대표는 24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올해 최우선 목표는 광역학 암 진단 및 치료 시스템 구축”이라고 말했다.

“최대 자산인 광역학 암 진단·치료(PDD-PDT)시스템 구축이 올해 최대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를 취득했고, 3월말까지 자체 개발한 암 치료용 광과민제의 임상시험 신청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동성제약은 국내에선 드물게 15년 이상 빛을 이용한 신개념 암치료와 신약개발에 매진해 온 제약기업이다. 이양구 대표는 24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정복되지 않은 현대인의 성인병 연구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선대 창업자의 유지를 이어받아 암 치료 연구에 투자해 왔다”며 “특히 조기 발견이 어려워 생존율이 매우 낮은 췌장암의 광역학 진단·치료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역학 치료는 암 부위에만 쌓이는 성질의 광과민제를 정맥주사하고 3시간 후 복강경으로 환부를 보면서 이 약물에 잘 반응하는 특정 파장의 빛(665nm)을 쪼여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수술이나 방사선, 항암제 등 표준 암치료법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걸로 알려져 있다. 405nm 파장의 빛을 조사하면 암 부위에 모인 광과민제가 형광을 띠어 진단도 가능하다.

췌장암은 증상이 거의 없고 발견 시기가 늦어 치료 경과가 좋지 않은 암이다. 주위 혈관을 침범한 암세포의 경우 완전 제거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 대표는 “이런 난치암을 비침습적 광역학 치료로 제거할 수 있다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난 30년간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시킨 약물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내 암발생통계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췌장암 환자는 8099명이 신규 발생해 전체 암 순위 8위에 올랐으나 5년 생존율은 13.9%로 꼴찌다.

최근에는 광역학 치료를 통해 면역세포 활성화는 물론 빛 조사 부위 외에도 암제거 효능을 보이는 이른바 ‘압스코팔 효과’가 새롭게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전이가 심해 수술이 힘든 암에 광역학 치료를 하면 면역물질이 생성돼 별도 항암제 투여 없이도 종양 억제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암 전이 및 재발 방지도 기대된다”고 했다.

동성제약은 췌장암에 대한 광역학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수술이나 항암제 등 표준 치료에 반응 없는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몇 차례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평균 생존값을 높이며 기존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췌장암과 함께 치료가 어려운 복막암에 대한 임상연구도 진행 중이다. 그는 “그동안 포기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분야를 치료의 영역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연구”라고 말했다.

동성제약은 그간 광역학 치료 연구에 필요한 광과민 약물(포토론)을 벨라루스로부터 수입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약 허가를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아, 2017년부터는 자체 연구에 나섰고 수입 약물보다 원료의약품(API) 순도가 훨씬 높은 ‘국산 광과민제(포노젠 DS-1944)’ 개발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췌장암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미충족 의료수요가 있고 신속·긴급성이 인정되는 만큼 신약 허가 프로세스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본다. 당초 수입 의약품으로 진행할 때 보다 신약 허가 및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동성제약은 2018년 한국전기연구원으로부터 암 진단 및 치료용 형광 복강경 복합 광원장치 및 레이저 기술을 이전받아 광역학 인프라를 다졌다.

이 대표는 “세계 최초로 췌장암 치료 적응증을 위한 광과민제 신약 허가를 우선 목표로 하고 복막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다른 고형암 관련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글·사진=민태원 의학전문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