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하루 10만명 확진 가능… 경증환자 대처가 관건”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 인터뷰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25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 교수는 현재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바라보는 ‘우려’와 ‘기대’의 사이에 현재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해법이 있다고 밝혔다. 이한결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되면서 본격적인 대유행의 서막이 올랐다. 델타 변이보다 2∼3배 높은 전파력으로 인해 정점을 찍을 때 하루 신규 확진자가 최대 1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동시에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이 델타 변이의 4분의 1, 치명률은 5분의 1 수준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공포에 휩싸일 필요가 없다는 기대 섞인 반응도 공존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우려’와 ‘기대’ 사이에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해법이 있다고 강조한다. 25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오미크론 위기 상황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국내 오미크론 확산세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일주일 단위로 확진자가 50∼100%씩 늘어날 것이다. 현재의 증가 추세가 당분간 유지될 경우 이번 주는 하루 1만명대 확진자가 예상되고, 다음 주는 2만명까지 나올 수 있다. 진단검사와 자가격리자 정책의 변화에 따라 확진자 증가 속도는 더 가속화될 수 있는데 최대 10만명이 나온다는 예측도 과도하진 않다. 정점은 오는 3∼4월로 바라보는데, 그 시점은 더 빨라질 수 있다. 특히 20대 대선과 정권 이행기가 유행의 정점이거나 그 뒤의 시기일 것으로 예측된다. 연속성 있는 방역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오미크론 위기를 평가한다면.

“오미크론은 여태껏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 가운데 가장 전파능력이 빠른 게 문제지만 중증화율이 떨어진다는 점은 다행이다. ‘우려’와 ‘기대감’이라는 두 지점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델타 변이를 겪을 때와는 다른 성격의 위기다. 델타 변이 유행과 단계적 일상회복을 거치며 국내 의료체계가 시험에 직면했지만, 중환자 병상을 2000여개까지 확보하는 등 대응 역량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 오미크론 치명률이 델타의 5분의 1이라는 점에 더해 중환자 병상 확충, 백신 추가접종, 먹는 치료제 효과까지 고려하면 7만∼8만명의 확진자 발생하더라도 중환자 병상은 어느 정도 버텨줄 수 있다.”

-경증환자는 어떤가.

“수만명 이상의 경증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에 준비됐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경증환자를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진료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이 아직도 명확지 않다. 일반 감염병처럼 병의원급에서 진료해야 하는 때가 분명히 올 텐데 언제쯤 그 시기가 올 것인지, 일선 의료기관에 어떤 준비를 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준비가 늦다. 오미크론 대응 체계 전환을 기존 계획보다 2∼3주 당겨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하나.

“1차 의료기관이 어떻게 코로나 경증환자를 진료할지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줘야한다. 의료인조차 오미크론 변이가 얼마나 위험한지 감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국내 병의원들이 밀집돼있고 반복적으로 환자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외 환자에 대한 감염 우려를 해소해줘야 한다. 코로나19 환자를 좀 더 중점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에 대한 보상이 없다면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이 노력을 2년 전 유행 초기부터 시작했어야 했다. 당장 1∼2달의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필요성은 어느 정도로 보는가.

“억제 정책이 더는 유효하지 않게 됐다. 방역 상의 피해만 존재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피해를 줄일 고민이 함께 필요하다. 특히 ‘백신 접종만으로는 확산을 완전히 저지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결국 반복된 유행을 겪으면서 면역 수준이 올라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유행을 무작정 억제하면서 뒤로 미루기만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밖으로 유행세가 벗어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방역 수칙 완화 시점과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영국은 유행의 정점에 다다른 뒤 더 이상 급격히 확진이 증가하지 않은 시점에 도달한 순간부터 여러 방역정책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정책이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코로나가 독감 같은 주기적 유행병인 ‘엔데믹’이 될 수도 있다.

“엔데믹의 기준은 명확하지 않지만, 코로나를 위험한 감염병으로 여기지 않는 시기는 분명 올 것이다. 다만 엔데믹이 됐다고 해서 이 위험이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유행 국면을 보내야 할까.

“이번 유행은 상황이 좋지 않을 수 있지만, 자연 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한 비율이 높아진다면 전체 면역 형성에 크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는 확진이 되고, 감염 비율도 늘어나겠지만, 우리에겐 백신 접종이나 치료제 같은 수단이 있다. 불확실한 미래이지만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위기를 잘 겪어내면 다음의 위기는 지금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를 갖고 있다. 공포도, 과도한 기대도 아닌 그 중간 지점에 답이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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