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예인 출신 사모입니다

무대 조명·‘믿음의 동역’ 은혜 속에서 살기


연예인들에게 ‘보여진다’는 것은 숙명과도 같다. 대중에게 알려지고 시시콜콜한 것까지 노출될 수밖에 없는 그들의 말과 행동은 칭찬 혹은 비판의 대상이 된다. 그만큼 대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일 것이다.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받는 높은 도덕적 잣대, 공적 책임이 요구되는 연예인이 목회자 남편을 만나 ‘교회 사모’라는 책임까지 더해진다면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대중 앞에서는 화려한 연예인으로, 또 목회자의 아내로 살아가는 사모들의 사랑 이야기, 다가오는 설 연휴 계획을 들어봤다.

가수 자두 사모·지미 리 목사

가수 출신 자두 사모가 교회를 옮긴 첫날, 지미 리 목사도 영어 예배부 목회자로 부임했다. 자두 사모는 “교회에서 남편과 마주칠 때면 자꾸 인사를 건네는데 영어를 못 해 계속 도망 다녔다”면서 “언어 대신 마음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나갔다”고 말했다. 결혼을 고민할 무렵, 어릴 적부터 교회에서 사모들의 헌신과 희생을 보고 자라온 그는 “나는 사모 될 자격이 없어. 진짜 절대 못 해”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지미 리 목사로부터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근데 사모가 뭐야.” 시애틀에서 나고 자란 교포 출신이었던 그는 희생과 헌신이 강요되는 한국 교회 사모 분위기를 몰랐던 것이다.

자두 사모는 “남편이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목회자였기에 자유함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결혼 후 남편의 목회 사례비가 30만원이었지만 매일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연예인 사모의 장점에 대해 그는 “보여지는 사람으로서 자유함이 있다”면서 “머리를 염색하고 옷을 튀게 입어도 연예인이라서 더 편하게 바라봐주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 “스스로 사모는 이렇게 행동하면 안된다는 프레임을 씌워 나를 힘들게 했던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어느 날 원로 목사님께서 부르시더니 ‘자두 사모야, 너의 언어로 전하면 그게 복음이야. 다른 옷을 굳이 입지 않으려 해도 돼’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때 연예인 사모라는 것이 큰 은혜고 혜택인데 이것들을 감사히 누려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가오는 설 연휴에 자두 사모는 “사랑하는 부모님, 조카들과 함께 식사하며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에는 재즈 피아니스트 오화평씨와 함께 첫 CCM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배우 김정화 사모·유은성 CCM 가수 겸 전도사

배우 출신 김정화 사모와 유은성 전도사는 아프리카 선교지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김 사모가 ‘안녕, 아그네스’ 책과 음원을 내면서 유 전도사의 도움을 받은 게 인연이 됐다. 유 전도사는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보였다. 눈도 못 마주칠 정도로 너무 예뻤다”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김 사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유 전도사를 의지하며 사랑을 키워나갔다. 만난 지 4개월이 지났을 무렵, 김 사모는 유 전도사에게 “연애 그만하자”고 선언했다. 유 전도사는 “헤어지자는 얘기인가 싶어서 내심 포기했는데 그 순간 아내가 ‘결혼해요’라고 말해 펑펑 울었다”고 고백했다. 김 사모는 “결혼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내가 사모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면서 “‘일하는 당신의 모습이 너무 멋있고 결혼 후에도 연예계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내 직업을 지지해 주는 남편을 보면서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모태신앙이라 그런지 목회자와 결혼해 사모가 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남편과 ‘우리가 가정을 잘 지키고 예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선교가 아닐까’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 있어요. 다른 분들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고 지금처럼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김 사모는 설 연휴에 시댁 식구들과 함께 예배를 드릴 계획이다. 이후에는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알리스타 케냐 커피’ 숍에서 커피도 직접 내리며 방문객을 맞을 예정이다.

배우 이유리 사모·조계현 목사

불교 가정에서 태어난 배우 이유리 사모는 한 간증 프로그램에서 “하나님을 만나기 전, 나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라고 생각했던 무지한 자였다”면서 “내가 사모가 된 것이 신기할 정도다. 하나님께서 그분을 더 사모하라고 사모의 길을 허락하신 것 같다”고 고백했다.

남편 조계현 목사와는 교회에서 처음 만났다. 이 사모는 “12살이라는 나이 차이 때문에 남녀 관계가 아닌 남매처럼 지냈다”면서 “짝사랑만 하다가 어느 날 오빠를 놀이터로 불러 ‘결혼하고 싶다’고 고백했는데 사귄 적도 없고 좋아한다고 말한 적도 없어서 남편이 장난인 줄 알고 프러포즈를 거절했다”고 회상했다.

이 사모는 그 이후 매 순간 진심을 다해 고백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 1년 만에 두 사람은 결혼을 결심했지만, 사모에 대한 부담감을 떨칠 수 없었다.

“기도원에서 결혼을 놓고 기도하는데 하루는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한다면 탤런트 직업을 내려놓고 선교사로 떠날 수 있느냐, 전 재산을 다 내려놓을 수 있느냐’고 물어보시는 것 같았어요. 그 질문에 대답하기 정말 어려웠지만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순종했더니 목회자의 자리가 하나님 보시기에 얼마나 존귀한 자리인지 깨닫게 됐고 시각이 변화됐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결심하고 목회자의 아내로서 삶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이 사모는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맡다 보면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데 가족들이 나를 붙들어주는 든든한 믿음의 동역자”라고 전했다. 올해 TV조선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마녀는 살아있다’에 출연을 확정 지은 그는 “설 연휴에도 대본을 보면서 캐릭터를 분석하고 촬영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가수 민선예 사모·제임스 박 선교사

민선예 사모는 19살에 걸그룹 ‘원더걸스’로 데뷔했다. 데뷔 2년 만에 미국에 진출한 그는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가수가 되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은 점점 더 공허해졌다. 어린 시절 믿었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소망을 갖고 뉴욕 맨해튼에 있는 교회의 새벽 기도에 나갔다. 그 시간을 통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고 말했다.

2010년은 민 사모에게 변곡점이 됐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계속된 미국 활동으로 지친 그는 휴가를 내고 아이티로 향했다.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제임스 박 선교사를 만났다. 당시 많은 연예인이 아이티로 와서 봉사 활동 시늉만 하고 돌아가는 것을 본 박 선교사는 선예 또한 그럴 것이란 생각에 처음엔 쳐다보지도 않았다. 봉사 3일째 되던 날, 박 선교사는 “선예가 콜레라에 걸린 환자들의 배변을 닦아주고 아이들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며 재우는 모습에 반했다”고 고백했다. 민 사모 또한 “남편이 아이티 아이들과 놀아주는 자상한 모습에 반해 ‘이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가수로 복귀한 뒤에도 민 사모는 박 선교사와 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프러포즈도 민 사모가 먼저 했다. 박 선교사는 “가진 돈이 없어서 반지도 못 해준다”고 했지만, 민 사모는 “반지는 영원한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건 우리 마음이니까 반지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2013년 민 사모는 24살 나이에 현역 걸그룹으로는 최초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후 캐나다에서 세 자녀를 낳고 육아를 해오던 그는 최근 tvN ‘엄마는 아이돌’에 출연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캐나다의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며 설 연휴에도 방송 활동으로 바쁘게 보낼 계획이다.

이 밖에도 가수 출신 김현정(스페이스A) 권주은(레드삭스)사모, KBS 공채 개그우먼 출신 전효실 사모 등이 있다. 배우 원미경의 남편인 이창순 전 MBC PD도 미국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두 사모는 “이 땅의 모든 사모들이 더 자유하게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을 발견하는 설 명절과 행복한 한 해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신청하기

국내외 교계소식, 영성과 재미가 녹아 있는 영상에 칼럼까지 미션라이프에서 엄선한 콘텐츠를 전해드립니다.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