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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야생의 나귀

●마가복음 11장 2절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실 때, 마가복음 11장 2절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은 나귀 새끼가 매여 있다” 예전에는 이 말씀에서 나귀 새끼라는 구절에 주목했었지만, 얼마 전 새롭게 들어온 구절이 있습니다. 바로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았다는 구절입니다. 아무도 타 보지 않은 나귀는, 바로 야생(野生)의 나귀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타 보지 않은 나귀는 야생의 습성을 억누르고 묵묵히 끝까지 예수님을 등에 태우고 갈 길을 걸어갔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나귀가 야생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등에 앉으신 예수님을 불편하다고 해서 난동을 피웠다면, 예루살렘에 들어가시는 예수님은 곤혹스러우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타 보지 않은 나귀는 야생의 습성을 억누르고 묵묵히 끝까지 예수님을 등에 태우고 갈 길을 걸어갔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말씀을 준비하면서 문득 우리의 신앙생활이 나귀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은 우리가 야생의 나귀와 같이 옛사람의 습관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사가 죽으면 늘 옛 습관으로 돌아갔던 사사기 백성들의 모습과 “오호라 나는 곤고한 자로다”라면서 한숨을 쉬던 바울의 모습,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죄인 된 습성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계십니다.

만약에 나귀가 옛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난동을 부렸다면 그 위에 앉으신 예수님께서 나귀의 등 위에서 떨어지셨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옛날 자신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살게 된다면, 예수님의 이름이 땅으로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비기독교인들과 어울려 사는 세상 속에서 혈기가 끓어오르고 옛 습관대로 살고 싶은 본능을 버리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지 않는다면, 우리 등 위에 앉으신 예수님의 이름이 세상에서 비웃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예전에 한 청년의 간증을 들었습니다. 그 청년은 손님들에게 친절하기로 소문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너무 힘들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자기도 모르게 손님들을 불친절하게 대했습니다. 그는 마음 한편으로 ‘어차피 내 가게인데, 망해도 내가 망하면 되지’라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커피를 내리고 컵에 담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눈앞에 가게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말씀이 들어간 액자가 걸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액자를 보는 순간에 깨닫게 되고 정신이 아찔해지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말씀을 걸고 장사하고 있었구나’ 어쩐지 아까 손님들에게 불친절하게 대할 때 그분들의 시선이 위로 향하는 것이 기억났고, 그 시선이 무엇을 보았을까 생각하니 더욱 후회가 찾아왔습니다. 내 기분 액자를 보는 순간에 깨닫게 되고 정신이 아찔해지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대로 마음껏 장사하면 나의 가게가 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욕을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로 이 청년은 ‘내가 말씀을 걸고 장사를 한다.’라고 날마다 다짐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모두 ‘말씀을 걸고’ 살아가고 있는 작은 나귀입니다. 우리의 등에는 오늘도 예수님이 타고 계십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 사람들은 우리의 등에 타신 예수님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날마다 옛사람의 모습을 벗고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는 말씀을 걸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통해 우리의 삶 속에서 승리자가 되어 우리의 등 위에 앉으신 한 분이 오롯이 영광을 받으시길 소망합니다.

한은택 인천영락교회 목사

◇인천영락교회는 인천 주안동에 있는 교회입니다. ‘예배에 생명을 건다!’는 핵심 가치를 갖고 예배자를 키워내 예배자를 파송하고 예배를 부흥시키는 교회로 쓰임 받기를 소망합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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