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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구입, 실수요자는 찬반 팽팽… 갈아타려면 지금이 딱

설 이후 집값 전문가들에게 의견 물어보니…
올라가든 내려가든 변곡점 분명


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온 주택시장이 최근 심상치 않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패 신화’를 자랑해온 서울에서도 가격 하락 단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집값 고점론’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시장에서는 “이제 정말 변곡점에 접어든 것 아니냐”며 술렁거리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렇다 보니 내 집 마련을 꿈꿔온 무주택 실수요자도 고민이 깊어졌다. 정부의 대출규제와 치솟은 집값으로 주택을 매수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지만 가격 하락 우려도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자녀교육 등을 이유로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1주택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기다리는 게 좋을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서둘러서 움직이는 게 좋을까.

국민일보는 설 연휴를 앞두고 부동산 전문가 5명에게 답을 구했다.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엇갈렸다.

“기다려라” vs “지금이 기회”

우선 최근 주택시장 상황을 둘러싼 해석부터 미묘하게 달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주택시장 변곡점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식이든 주택이든 ‘고점’에서 사는 건 투자 측면에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아니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미국과 한국의 주식시장이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고 원장은 이와 관련해 “주식과 코인 등 자산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자산시장이 격변하는 시기에 집을 매수하는 건 리스크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선 이후에도 대출규제가 이어지면 주택 매수세가 꺾일 수 있다”며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해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최대 80~90%로 완화하겠다고 공약했지만 현재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 가계대출 총량규제 때문에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대출규제를 완화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최근 시장 안정세는 정부 정책과 시장 상황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무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서 가능한 한 빨리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주택시장 침체는 대출규제와 겨울 비수기 등이 모두 종합된 결과”라며 “입주 물량 감소, 선거 과정에서 나온 교통 등 개발 호재, 정부 주택공급 대책 지연 등으로 내년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집값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청약 당첨 가능성이 없으면 가능한 한 빨리 기존 주택이라도 매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정책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올해 기준금리가 최소 두 차례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자에게는 금리가 수익률을 좌우하기 때문에 예민하겠지만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에서 금리는 결정적 변수가 아니다”며 “노무현정부 시절에도 금리를 올렸음에도 집값이 오른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무주택 실수요자는 내 집 마련 타이밍을 실기(失機)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흔히 ‘가격 더 내려가면 사야지’ 생각하다 보면 막상 실제 가격이 내려가도 (더 떨어질까봐) 못 산다”며 “매수자 우위 시장을 놓치면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 못 사거나 더 비싸게 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1주택자 갈아타기는 “지금 적기”

의견이 엇갈렸던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과 달리 1주택자 갈아타기에 대해서는 대다수 전문가가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고 원장은 “주택시장이 하락기로 접어들면 현재 주택을 제값 받고 못 팔 수 있으므로 갈아타기 수요자는 가능한 한 빨리 인구나 소득이 계속 증가하는 ‘성장 지역’이나 핵심 입지로 갈아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두 선임연구위원도 “상승세나 하락세가 시작되면 움직이기 더 어려워진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충족했다면 1주택자도 빌라에서 아파트로, 같은 아파트에서도 중대형 평형으로 움직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 대다수는 금리 인상에 따라 원리금 부담이 높아지더라도 주택 매도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두 선임연구위원은 “올여름이면 (임대차법이 개정된) 2020년에 갱신계약한 임대차 계약 만료 시점이 온다. 현재 상황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라며 “전세시장 불안이 매매시장으로 옮겨붙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고 원장도 “주택은 주식과 달리 거주 기능이 있으므로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1주택이면 보유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권 교수는 “지나친 ‘영끌’로 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수도권 핵심 입지를 제외하고는 아파트 매도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상승 전망 우세 , 변수는 ‘대선’

전문가 대다수는 올해 부동산시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주요 변수로 ‘대선’을 꼽았다. 부동산정책의 큰 줄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책과 관련해서도 권 교수와 이 연구원은 ‘대출규제 정책’을 주요 변수로 꼽았고, 고 겸임교수와 두 선임연구위원은 각각 다주택자 규제 완화나 부동산 세제 완화를 가장 주목할 변수로 지목했다. “금리 인상과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의 구매심리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원장)는 조언도 나왔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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