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오미크론, 걸려버리자’… 전문가들 “큰일날 소리”

확진 폭증·낮은 치명률… 방역 느슨
전문가 “의료체계 붕괴 가능성도”
확진자 관리하며 중장기 대비해야

의료진이 26일 경기도 안성시보건소 선별검사소에서 검체 용액을 신속항원검사 키트에 떨어뜨리고 있다. 오미크론이 우세한 광주, 전남, 경기 평택, 안성 4개 지역에서는 이날부터 오미크론 대응검사 및 진료체계가 도입됐다. 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의 공습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을 돌파하자 ‘이참에 감염되는 게 집단면역에 도움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델타 변이 대비 치명률이 5분의 1이라는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면 위험도는 낮은 대신 백신 접종보다 더 효율적으로 방역할 수 있지 않으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료체계를 마비시킬 수 있는 위험한 생각”이라고 경고한다.

26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3000명대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새로운 방역체계 시행에 들어갔지만 방역의 긴장감은 예전 같지 않다. 직장인 김모(31)씨는 “점심시간 카페를 방문했는데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며 “확진자가 급증하자 나도 언제든 걸릴 수 있다며 개인 방역을 포기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써도 오미크론을 못 막는다”는 식의 글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방역 당국이 “오미크론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힌 뒤 이런 의견은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집단면역 형성이 코로나19 종결 후 판단 가능한 ‘결과론’일 뿐이라며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집단면역 낙관론에 대해 “모험이고 도박”이라고 잘라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자의 경우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비율은 여전히 높아 위험한 상황”이라며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병상 부족 등의 문제는 취약 인구집단에 치명적인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3월 중환자실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낙관론에 기대기보다 경계론을 유지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최근의 확진자 증가세는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라며 “확진자 수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급증하면 의료체계 붕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방역을 강화해 오미크론이 국내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를 갖더라도 확진자를 관리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마상혁 전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현재까지는 소아·청소년뿐 아니라 대부분의 오미크론 확진자의 치명률이 낮아 점진적인 집단면역 형성 과정에 들어갔다고 볼 수는 있다”면서도 “방역 당국은 단기간이 아닌 중장기적인 집단면역 형성 목표를 설정하고 당분간 확진자 증가에는 격리 지침이나 입원 기준 변경 등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무용론까지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가 폭증할 때일수록 백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수개월 내로 자연면역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변이 발생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면서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을 축적하고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켜야만 한다”고 말했다.

전성필 박장군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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