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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서 예열, 밀라노서 꽃을 피운다

[굿바이 베이징] <3> 차세대 태극전사들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좀 아쉬워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앞으로 선수 생활에 발판이 될 거 같아요. 이제 스물넷인데 최소 10년 이상, 4번은 더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요.”

‘빙속 괴물’ 김민석은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 후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그의 앞에 놓인 창창한 미래와 포부를 말했다. 김민석은 이날 1000m에서 24위로 들어왔지만, 지난 8일 주종목 1500m 동메달로 2연속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었다. 서양 선수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종목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체격을 딛고 집념으로 얻어낸 결과였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성화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으로 향한다. 17일간 치열한 승부와 값진 땀방울로 코로나19에 지친 국민에게 감동을 안긴 차세대 태극전사들은 4년 뒤 올림픽을 기대하게끔 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에선 정재원이 4년 뒤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정재원은 평창올림픽 팀추월에 이어 베이징 매스스타트에서도 은메달을 거머쥐며 2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21세에 불과한 그는 한국 레전드 이승훈의 후계자로 손꼽힌다. 여자부에선 ‘포스트 이상화’ 김민선이 여자 500m에서 37초60으로 7위에 올랐다. 메달은 놓쳤지만 4년 전(38초53, 16위)보다 기록과 순위를 높이며 미래를 기약했다.

‘김연아 키즈’도 빙판을 수놓았다. 차준환은 한국 남자 피겨 최초 올림픽 톱5라는 역사를 썼다. 김연아 이후 한국 최고 성적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그(차준환)는 올림픽 챔피언이 되지 못했지만 아직 만 20세다. 앞으로 올림픽이 기대된다”고 극찬했다. 차준환도 언론 인터뷰에서 “베이징올림픽은 제가 어떤 선수로 성장하고 발전해갈지 방향성을 알려준 나침반”이라고 말했다. 여자부 유영과 김예림도 첫 올림픽에서 각각 6위와 9위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한국 피겨 사상 첫 동반 톱10이다.

‘부상 투혼’으로 감동을 안긴 스노보드 이나윤도 밀라노에 도전한다. 이나윤은 지난해 10월 스위스에서 훈련 도중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무릎을 많이 쓰는 스노보드 특성상 4개월 만에 올림픽 출전은 불가능에 가까웠음에도 수술 대신 재활을 택해 첫 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는 “비인기 종목이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서 우리나라도 이 종목 올림픽 출전 선수가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실력을 키워 다음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며 도전의지를 내비쳤다.

남자 스켈레톤에선 ‘아이언맨’ 윤성빈이 아쉽게 2연패에 실패했지만, ‘기대주’ 정승기를 발견했다. 소치올림픽을 보며 국가대표 꿈을 키운 정승기는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10위를 기록, 목표였던 톱10에 진입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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