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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정치 개혁 제안, 대선용 꼼수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24일 다당제 연합정치 구현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과 권력 구조를 민주적으로 개편하는 개헌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위성 정당을 방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지방선거에서는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또 개헌을 통해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결선투표제,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를 도입하고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하자고 했다.

정치 개혁 과제로 거론돼 온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지만 이번 제안은 시기상으로 적절치 않다. 대선을 불과 열흘 남짓 남겨 둔 시점에서 중대 사안을 불쑥 던졌는데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대선이 접전 양상으로 전개되자 소수 정당과 지지자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유리한 국면을 만들겠다는 속내가 뻔히 읽힌다. 정략적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개혁 필요성을 제기해 온 국민의당, 정의당 등 소수 정당들마저 제안에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이유다.

민주당은 170석 이상의 의석을 갖고 있어 의지만 있다면 이번에 제안한 개혁을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었는데도 외면했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법 개정을 주도해 놓고는 위성정당을 만들어 법 개정 취지를 무력화시켰다. 소속 자치단체장 귀책사유로 치러진 지난해 6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는 당헌을 개정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후보를 냈다. 지난달에는 송 대표가 동일 지역구 국회의원 3연임 초과 금지, 윤미향 이상직 의원 제명안 신속 처리, 중진급 총선 불출마 선언 등을 공언했으나 대부분 부도어음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자당 귀책사유 지역구 무공천을 선언하고는 서울 종로에 전 구청장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하는 걸 묵인하고 있다.

국면이 불리하다 싶으면 이런저런 개혁을 약속하고는 나중에 나 몰라라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이번 제안을 어찌 신뢰할 수 있겠나. 민주당이 자초한 불신이다.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민주당의 제안은 소수정당과 유권자들을 속이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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