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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논란 갤럭시·반쪽짜리 아이폰… 선택지 없는 ‘폰 시장’

삼성 GOS 논란에 소비자들 실망감
국내시장 LG 철수로 경쟁 사라져
유일한 대안 아이폰도 국내선 반쪽


3년 만에 스마트폰을 갤럭시 S22 울트라로 바꾼 직장인 한모(45)씨는 며칠 사이 마음이 착찹하다. 제품이 좋다고 생각해 사전예약해 샀는데,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사진) 논란을 보면서 실망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씨는 “평소에 게임을 많이 하지 않아 성능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솔직히 못 받았다. 하지만 제일 비싼 프리미엄 폰에 이런 논란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실망스럽다”고 6일 말했다. 그는 “계속 안드로이드 폰만 써와서 아이폰으로 옮기기도 어렵고, 갤럭시를 대체할 안드로이드폰도 없어서 그냥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이 성능 논란에 휩싸였다. 아이폰은 한국에선 ‘반쪽자리 폰’이라 소비자 선택지가 좁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GOS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할 예정이다. 조속히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GOS는 갤럭시 S7부터 탑재된 기능이다. 게임을 오랫동안 실행하면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클럭을 조절해 성능과 발열 사이의 ‘최적화’를 해준다. 지금까지 큰 논란은 없었으나, 일부 사용자를 중심으로 갤럭시 S22의 GOS 기능이 성능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게다가 예전에는 GOS 활성화 여부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었지만, 강제 실행으로 바뀌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22의 발열 문제를 완벽하게 잡지 못한 채 성능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한 게 아니냐고 비판한다.

또 벤치마크 프로그램으로 성능을 테스트하면 정상으로 나오는데, 게임을 실행할 때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긱벤치는 이를 사용자 기만이라고 보고 “갤럭시 S10부터 S22까지 모든 모델을 긱벤치에서 퇴출시킨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이번 논란이 뼈아픈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는 이슈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기본앱에 광고를 넣었다가 소비자 비판을 받고 지난해 8월 삭제하기로 했다. 지난해 갤럭시 S21은 플라스틱 소재 사용에 따른 원가절감, 발열 이슈 등으로 기대 이하의 판매 성적을 거뒀다. 이와 달리 갤럭시 S22는 역대급 사전 판매를 기록할 정도로 초반 흥행 성적이 좋다. 하지만 GOS 논란으로 향후 판매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중국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유럽 인도 등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한국 소비자들은 갤럭시를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 LG전자가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 독주 체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한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75%에서 3분기에는 85%까지 올랐다. 샤오미 등 일부 중국 업체가 꾸준히 노리고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 거부감이 워낙 강해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유일한 대안인 애플도 한국에선 여전히 반쪽짜리다. 아이폰의 핵심기능 중 하나인 애플페이를 비롯해 피트니스 플러스, 뉴스 플러스 등을 쓸 수 없다. 애플은 사후관리 서비스(AS)에서도 한국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다. 이 때문에 애플이 한국을 홀대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여기에다 갤럭시와 아이폰은 안드로이드, iOS라는 다른 운영체제(OS)를 쓰고 있어 이동이 쉽지 않다. 구매한 앱이나 사진 등의 누적된 ‘생태계’를 다른 OS로 모두 옮겨야 하는데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앱을 새로 사야하는 등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 권리를 위해 경쟁이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급제 폰, 알뜰폰 비중이 커지면서 외국 스마트폰의 진입 장벽은 낮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업체가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소비자 선택을 받는 게 삼성전자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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