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떠나 교회 작아지는데… 한동대선 성경 읽는 소리 커진다

한동대 ‘공동체성경읽기’ 운동 참여자 1년새 2배 늘며 열기

공동체성경읽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한동대 학생들이 교내에서 팀 모임을 하는 모습. 한동대 제공

“성경 읽기를 멈추지 못하게 만드는 뭔가 있는 것 같아요.”

요즘 매일 성경을 읽고 있는 차승혁(25·한동대 상담사회복지 전공)씨의 소감이다. 차씨는 여럿이 함께 성경을 읽는 ‘공동체성경읽기(PRS·Public Reading of Scripture)’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3명 이상 팀을 꾸려 매일 15분 정도 성경을 읽고 묵상한 뒤,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느낀 점을 카카오톡 등으로 팀원들과 나누는 방식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학교에서 팀원들이 직접 만나 같은 방식으로 성경을 읽는다.

이렇게 매일 읽으면 1년 만에 성경을 1독할 수 있다. 하루치 읽기 분량과 내용 소개 등 영상 콘텐츠는 지앤엠글로벌문화재단이 보급하는 성경읽기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묵상 나눔 등은 한동대 학생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 ‘함성’(함께 읽는 성경이라는 의미)을 활용한다.

학교 구성원 절반이 ‘함께 성경 읽기’

한동대 학생들이 줌(Zoom)을 통한 공동체성경읽기 모임을 갖고 있다. 한동대 제공

24일 한동대 공동체성경읽기운동센터에 따르면 프로그램 동참 인원은 학생과 교직원을 합쳐 1366명이다. 교양필수 수업에 포함된 성경 1독 참여자까지 포함하면 연인원 2166명이다. 학교 전체 구성원(4400명)의 절반 수준으로 가히 성경 읽기 붐이라 할 만하다.

청년층의 교회 출석률이 떨어지고 젊은세대의 신앙 기반이 점점 약해지는 현실 속에서 대학 공동체의 자발적인 성경 읽기는 고무적이다. 한동대 공동체성경읽기운동 센터장인 김기호 목사는 “2019년 시작된 교내 성경읽기운동은 복음주의 신앙을 토대로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한동대의 건학 이념이 적극 반영된 것”이라며 “학생들의 신앙 성장에도 유익할 뿐 아니라 기독교 대학의 교육 가치를 구현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관에 ‘성경 읽기’ 추가

‘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 이념과 기독교 복음주의 신앙을 토대로… 예배와 공동체 성경 읽기 및 사회봉사를 통하여….’ 한동대는 2020년 2월 정관을 개정하면서 ‘공동체 성경 읽기’ 문구를 추가했다. 함께 성경 읽는 학내 문화를 정립해 학생들에게 성경적 세계관과 가치관을 배우게 하고, 크리스천 리더로 키워내겠다는 건학의 기본이념을 확고하게 표명한 것이다.

공동체 성경 읽기 참여자 수는 지난해보다 2배나 늘었다. 올 초 취임한 최도성 총장이 적극 나서서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총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동대의 리바이벌(부흥)은 그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데 있다”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경 말씀을 읽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초부터 총학생회 임원을 비롯해 3개의 학생 그룹과 매일 단체톡으로 묵상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의 묵상 내용을 읽을 때마다 감동과 은혜를 누릴 때가 많다”고 전했다.

이날 최 총장이 사사기 1~2장을 묵상하고 나눈 내용은 이렇다. ‘일에는 원만한 끝맺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스라엘 지파들은 가나안 족속들을 진멸하지 못하고 그들과 함께 살기로 하며 정복 전쟁을 어정쩡하게 끝냅니다. 불완전한 순종은 불순종이나 다름없습니다. 하나님 앞에 순도 100% 순종하길 다짐하고 또 소망합니다.’

왜 함께 읽는가

최도성(오른쪽) 한동대 총장이 23일 교내에서 열린 공동체성경읽기 리더 임명식에서 한 학생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한동대 제공

공동체성경읽기의 최대 장점은 ‘작심삼일’을 이기게 만드는 힘이라고 입을 모은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읽으면서 포기하지 않도록 서로 격려하고 끌어준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느낀 점 외에 다른 참가자가 나눈 묵상 내용을 통해 말씀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풍성한 은혜를 누린다는 고백도 이어진다.

공동체성경읽기 팀리더인 장시온(24·전자공학전공)씨는 “읽고 묵상한 내용을 단톡방에 올려야 하는데, 모종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다. 성경을 안 읽을 수 없는 분위기”라면서 “동시에 일상 속에서 어떻게 말씀을 적용하며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권진혁(25·ICT창업학부)씨는 성경 읽기 프로그램을 대전의 고향 교회 청년들에게 전파하기도 했다. 권씨는 “6명으로 쪼그라든 교회 청년부의 부흥을 소망하면서 함께 성경 읽기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최 총장은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시고 성경을 통해 말씀하신다”면서 “청년의 때에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사모하길 바라며, 함께 성경 읽는 문화가 두루 퍼져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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