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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부터 위치 설명까지 척척… ‘AI비서’ 일손 덜기 효과 톡톡

KT AI기술·콜센터 결합한 AICC
자영업자들 전화 응대 고민 해결
인건비 한달 40만∼50만원 절감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요리주점을 운영하는 이재욱씨가 8일 인공지능(AI) 통화비서 앱으로 접수한 고객의 문의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지난 3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단샤리’라는 요리주점을 연 이재욱(43)씨는 홀에 머물면서 전화 응대를 하거나 계산업무를 하는 직원의 고용을 포기했다. 직원 1명을 채용하면 가게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씨는 “주방 직원 1, 2명과 요리를 하고 고객 응대까지 하면서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전화 응대를 포기할 수도 없다. 대신 ‘인공지능(AI) 통화비서 서비스’를 신청했다. 이씨는 요리주점을 열기 전 테이크아웃 전문 음식점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전화를 건 고객에게 식당 위치나 주차 방법, 영업시간을 안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전화 응대 자체가 늦어지거나 원활하지 않으면 아예 식당 방문을 포기하는 고객이 많다. 이씨는 “요리를 하고 있는 데 걸려온 전화를 받으면 맛이 떨어질 수 있고,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다”면서 “영업시간에는 온전히 요리에만 집중하기 위해 AI 통화비서에 전화 응대를 전담시켰다. 인건비만 한 달에 40만~50만원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AI 통화비서는 일손이 부족한 자영업자가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전화 문의·요청을 AI가 대신 처리하는 서비스다. KT에서 지난해 10월 출시했다. AI 기술과 콜센터(컨택센터)가 결합한 AICC(AI컨택센터)로 불리기도 한다.

고객이 매장 유선번호로 전화를 걸면 자영업자가 사전에 지정한 스마트폰 번호로 연결되면서 AI가 작동한다. AI는 고객에게 인사말을 건네고, 위치·주차·영업시간 안내와 예약방법 등을 안내해준다. 미리 자영업자가 입력한 다양한 업장 정보를 전달한다. 일종의 ‘개인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셈이다.

8일 만난 이씨는 이날에만 5팀이 예약을 한다는 메모를 AI 통화비서에게 남겼다고 전했다. 예약 문의 가운데 이른 시간대인 오전 7시에 온 것도 있었다. 이씨는 “AI 통화비서가 휴무일이나 휴게시간 등에도 전화 응대를 해주기 때문에 마음 졸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일 예약 문의는 이른 아침부터 이뤄지는데, AI 비서가 없으면 한창 잠을 자고 있거나 재료 준비를 할 때 전화를 받아야 한다. 고객이 요청한 내용까지 정리해 볼 수 있어 자영업자도 ‘워라밸’을 어느 정도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IT 기업들은 AICC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의 과녁을 기업 간 거래(B2B)에서 일반 소비자와 거래(B2C)로 넓히고 있다. SK텔레콤은 2020년 10월 통신업계 최초로 말하는 AI 상담 보이스봇 서비스를 내놓았다. 중소상공인들에게 고객 응대, 타깃 마케팅 등을 통합 지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G CNS와 손잡고 금융시장에 AICC를 공급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B2B 사업을 담당하는 네이버 클라우드, 카카오 엔터프라이즈도 AICC 고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AICC 시장은 2020년 4214만 달러(약 500억원)에서 2030년 3억5008만 달러(약 4200억원) 규모로 확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23.7% 성장 속도다. IT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전화 응대 노하우를 확장해 개인 사업자들 고민을 해결하는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사업 확장성이 크다. 기업들의 주요 ‘미래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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