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연예·스포츠 > 연예

“나와 스마트폰 사이 적정 거리 찾아보고 싶었다”

휴대전화 없이 살아보기
예능 만든 이은정 PD
“필요하지 않을 땐 놓아야”

지난달 종영한 엠넷 예능 프로그램 ‘Z멋대로 생존기, Zㅏ때는 말이야’를 연출한 이은정 PD. 엠넷 제공

“필요하지 않을 때는 손에서 내려놓는 것, 그게 나와 스마트폰 사이의 적정 거리를 지키는 방법이다.”

지난달 종영한 엠넷 예능 프로그램 ‘Z멋대로 생존기, Zㅏ때는 말이야’(지멋대로 생존기, 라때는 말이야)를 연출한 이은정 PD의 결론이다. 이 프로그램은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해온 MZ세대가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윤후 이준수 조나단 조나인 박혜림 래원 등 MZ세대 출연자들이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들은 내비게이션 대신 지도를 사용했다. 난생 처음 공중전화를 쓰기도 했다. 밥을 먹으면서 인증사진을 못 찍자 허전해 했다. 음악을 듣고 싶으면 카세트나 라디오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액정에서 눈을 떼니 이들의 눈에 주변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번데기를 바라보며 나비가 되는 과정을 궁금해 하기도 했다. 이들에겐 스마트폰 없는 모든 경험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 PD는 22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프로그램 기획 당시부터 스마트폰과 적정 거리를 고민했지만 답을 찾지는 못했었다”면서 “36시간이 지나 스마트폰을 돌려받은 조나단과 래원이 ‘이제는 나의 필요에 의해서 스마트폰을 찾을래’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말에서 답을 찾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걸을 때도, 쉴 때도, 지하철을 탈 때도, 필요가 없어도,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본다. 계속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새로고침하며 스마트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다”며 “이를 자각하고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때 나와 스마트폰의 적정 거리가 지켜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Zㅏ때는 말이야’의 기획은 이 PD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몇 년 전 통신사 기지국 문제로 스마트폰이 잠시 불통이 됐을 때 무척 답답해 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이 PD는 “스마트폰에 익숙한 Z세대들이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우당탕탕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 없이 살기 힘든 세상이 됐다는 불편한 진실을 조명하는 것과 동시에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도 비추고 싶었다”고 했다.

실제로 출연자들은 생활 곳곳에서 백신 접종 완료를 증명하라는 요구를 받지만 스마트폰이 없어서 QR코드 인증을 할 수 없었다. 어떤 이동수단은 온라인 예매만 가능해 이용할 수 없었다. 이 PD는 “우리가 원하는 스마트한 세상이 이런 걸까”라고 물었다.

‘Zㅏ때는 말이야’는 이 PD의 데뷔작이다. 이전에는 엠넷의 대표 프로그램인 ‘스트릿 우먼 파이터’ ‘쇼미더머니’ 연출에 참여했다. 언젠가는 시트콤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유머에는 고된 현실도 잊고 웃을 수 있게 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며 “시청자를 웃게 하는 힘을 가진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