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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계속되는 교권침해 해법은?

전제상 공주교육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은 인간의 바람직한 성장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전문적 활동이다. 학교는 교사와 학생의 인격적 만남을 통해 성장과 발전을 기약하는 사회적 믿음으로 출발한다. 초등학생이 교사를 흉기로 위협하고, 중학생이 교단에 누워 여교사를 촬영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런 사회적 믿음이 훼손되고 있다. 일련의 교권침해 사건들은 교직사회 구성원을 비롯한 국민을 충격과 불안감에 휩싸이게 했다.

교권침해 사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교육부 실태조사에 의하면 2014년 4009건, 2015년 3458건, 2016년 2616건, 2017년 2566건, 2018년 2454건, 2019년 2662건이 발생했다. 고등학교는 줄어드는 추세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는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교육개발원(2021)의 교원 교육활동 침해 실태 관련 연구에 따르면 교원의 약 59.7%는 교육활동 침해가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현장 교원들은 교육활동 침해 유형으로 ‘정당한 교육활동의 반복적 부당 간섭’(47.9%)을 가장 많이 꼽았고, ‘명예훼손·모욕’(35.2%), ‘공무 및 업무방해’(7.2%), ‘불법 정보 유통’(1.5%), ‘성적 굴욕감·혐오감 일으키는 행위’(1.2%) 등 순으로 지목했다.

그동안 교권 보호를 위해 교육 당국은 관계 법령 제정과 교권보호위원회 구성, 교원치유지원센터 운영, 법률 및 상담 전문가 배치, 매뉴얼 제작 및 보급 등과 같은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특히 1991년 제정된 교원지위법은 지금까지 17차례 개정을 통해 교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정비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교권 보호의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최근에는 현장 교사들의 정당한 교육지도를 학생들이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학생의 성희롱 발언으로 수업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교사들이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교원치유지원센터를 찾거나 병가와 휴직 또는 교직을 떠나는 경우가 왕왕 일어나고 있다.

현행 교원지위법에는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주체와 조치, 조사와 교육, 침해 학생 조치와 교권보호위원회 설치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에서 교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현장 교사가 학생을 교육활동으로부터 즉각적이고 일시적으로 분리 조치하는 마땅한 지도 방법이 없다는 맹점을 안고 있다. 반면에 아동학대처벌법과 아동복지법 등은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한 즉각적인 신고나 고발·소송도 가능하도록 돼 있다. 이 같은 조항들은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무력화하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교원지위법과 아동학대처벌법·아동복지법 간의 불균형을 하루빨리 정비하는 것이 절실하다. 교육활동에 대한 교육적 균형과 조화를 갖출 수 있도록 법령을 재정비하는 것이야말로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지름길이다.

한편으로는 2010년부터 각 지자체별로 제정되기 시작한 학생 인권조례가 학생의 기본적인 인권 신장 풍토를 조성하는 데 일조해 왔다. 일부에서는 학생 인권조례가 교사의 교육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이 상존하고 있다. 인격권은 교사든 학생이든 모두 존중돼야 하는 보편적 가치가 아닐 수 없다. 학생 인권이 중요한 만큼 교사 인격도 동시에 존중돼야 정상적 교육활동이 진행될 수 있다.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 의 인권을 대립적 구조로 인식하는 낡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는 교육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상대방 인격을 존중할 때 나의 인격도 존중된다는 균형 있는 시각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있어 학생의 자기 권리가 지나치면 교사의 교권과 인격, 그리고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도 동시에 침해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교권과 학생 인권의 균형을 위해 관계 법령을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전제상 공주교육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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