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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기초연금 지급액 높이고 대상은 축소해야

김상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 때문에 정작 본인의 노후 생활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빈곤으로 고통을 받는 노인이 많고, 빈곤이 노인 자살의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노인 빈곤 완화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회문제이다. 노인 빈곤을 예방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핵심 복지제도가 기초연금이다.

최근 기초연금을 월 4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국회 연설 후 기초연금이 다시 정치 이슈로 등장했다. 그동안 기초연금 인상이 대선 공약으로 등장하고 당선 후 실행되었다. 박근혜 대통령 공약을 반영해 기초노령연금이 기초연금으로 개편될 때 월 약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문재인 대통령 공약을 반영해 30만원으로 인상되었다. 이어서 윤석열 대통령 공약을 반영해 정부에서 기초연금을 단계적으로 4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 기준 하위 70%(628만명)에게 월 30만7500원을 지급하고 있어 2022년 예산이 20조원인 규모가 가장 큰 복지제도이다. 이렇게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기초연금의 빈곤 완화 효과는 얼마일까. 본인 연구에 따르면 2020년 기초연금이 없을 때의 처분가능소득 기준 노인 빈곤율은 45.6%이고, 기초연금 지급 후의 노인 빈곤율은 39.0%이다. 따라서 기초연금의 노인빈곤율 개선효과는 6.6% 포인트에 불과하다. 이렇게 빈곤율 개선 효과가 작은 것은 기초연금이 노인의 70%에 광범위하게 지급되는 구조여서 수급자 중 약 3분의 1은 빈곤 노인이 아니며, 수급해도 최대 지급액이 월 30만7500원에 불과해 빈곤선 바로 아래 위치한 노인만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을 가장 필요로 하는 최저 빈곤층은 기초연금을 받아도 여전히 빈곤을 벗어날 수 없다. 현행 기초연금은 막대한 예산 대비 빈곤 완화 효과가 매우 낮은 제도이다.

본인 연구에 따르면 초장수화에 따른 노인 인구 증가와 경제성장 둔화로 기초연금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재 약 1.0%에서 2060년 3.0%로, 연금액을 월 40만원으로 인상하면 3.7%로 상승한다.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하면 2030년 예산이 약 43조원에서 약 53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예산 대비 효율성이 낮은 현행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주장처럼 노인 100%로 확대하고 월 40만원으로 인상하면 빈곤완화 효과는 제한적이고 예산 지출만 급증한다. 인구구조 악화로 2070년에 경제활동인구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기초연금 지출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할 국민연금 개혁은 언급하지도 않으면서 기초연금 인상과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높은 노인 빈곤율을 낮추려면 기초연금을 빈곤 노인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로 바꿔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2년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취약 계층에 집중적으로 지급하라고 권고한 내용과 동일하다. 현재 노인의 70%인 지급 대상을 점진적으로 40%로 낮추면서 빈곤선 이하의 노인에게 빈곤선과 실제 소득과의 차액을 지급하는 제도로 변경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할 경우 현행 예산으로 새로운 제도를 운영할 수 있고 빈곤 개선 효과가 획기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국민연금 개혁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수입 증대와 지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다수의 국민이 개혁에 찬성하기 어렵다. 정치권에서 국민연금 개혁에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기초연금 인상을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기초연금을 취약계층 노인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로 변경하면서 4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 우리나라 공적연금의 두 축인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개혁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상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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