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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시진핑 체제 3기, 우리의 전략은?

이남주 성공회대 중국학과 교수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세 번째로 총서기에 선출되면서 시진핑 체제가 최소한 5년, 시진핑의 건강이 허락하면 10년 이상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두 개의 확립’(시진핑의 당 중앙 핵심과 전당 핵심 지위를 확립한다)을 당장(黨章·당헌)에 반영해 시진핑 지위를 높이는 조치는 취하지 않았지만 최고지도부 인선을 주도한 시진핑의 권력은 덩샤오핑의 그것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화됐다.

세계 2위의 경제력과 13억명이 넘는 인구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지도자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가가 많은 국가에 새로운 과제로 던져졌다. 우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동안 시진핑 집권 연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게 표출돼 왔지만 중국이 자신의 길을 선택한 상황에서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진핑 체제 3기에 대해 시장 개입을 강화하고 공세적 외교 정책을 추진하던 최근의 정책 기조가 유지되거나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중장기 노선을 제시한 이번 당대회 ‘보고’의 내용은 그렇게만 보이지 않는다.

키워드로 19차 당대회와 20차 당대회 보고를 비교할 때 국가안보와 사회안전 모두를 포함하는 ‘안전’의 출현 빈도가 54회에서 91회로 증가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도전’은 7회에서 11회로, ‘위험’은 8회에서 16회로 증가했다. 여러 영역에서 사회주의 이념의 견지를 강조했다. 정치나 이념 요인이 정책 기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사업 방향 제시에서 ‘안전’ 의제 관련 서술이 증가했다. 그러나 상반된 신호도 담겨 있다. 현재의 주요 문제를 설명할 때 경제나 사회 문제가 많이 언급됐고, 사업 방향에서도 양질의 발전 실현이나 과학·교육·인재 관련 서술이 증가하고 더 구체화됐다.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시키는 데 물질적 기초의 중요성을 강조한 반면 이념적 지향과 연관된 공동부유 목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법을 제시했다.

또 보고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무력 사용이라는 선택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을 강조한 점이 대외적으로 강경한 정책을 추구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됐다. 그러나 대만 문제는 중국에 매우 특수한 문제다. 대외 정책에 대한 서술에서 중국이 더 강경한 정책을 추구할 것이라고 해석될 만한 내용은 없다. 진영화와 일방주의에 반대한다는 미국 관련 서술은 미·중 관계의 최근 흐름을 고려하면 온건한 것이다. 미·중 전략 경쟁에 대한 대응이 중국에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된 것은 확실하지만 미·중 관계 관리에 대한 의지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신호는 시진핑 체제도 중국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에 대해 일반적인 생각보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내외 상황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의 정책이나 미래가 어느 한 방향으로 결정됐다는 전제하에 대중 전략을 수립해서는 안 된다. 경제 영역에서는 중국이 대외 개방의 확대와 양질의 발전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어떤 협력이 가능할지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이 영역에서의 협력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중국도 매우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기후변화 방지 관련 협력이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다.

정치군사적 측면에서는 도전이 크다. 그러나 미·중 사이에도 정상회담 추진 등 관계 관리를 위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이 앞서서 한·미 관계와 미·중 관계를 양자택일 문제로 만드는 방향으로 움직일 이유는 없다. 단기적으로 북한의 핵실험이 한·중 관계에 큰 어려움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 안정은 물론이고 우리의 외교 공간을 넓히기 위해서도 북한 핵실험 이후의 대응을 준비하는 것만 아니라 이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외교가 가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남주 성공회대 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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