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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간선거 이후, 바이든의 행정명령 주시해야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붉은 물결은 일어나지 않았다.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을 유지했으며 하원도 예상과 다르게 접전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는 손상을 입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입지는 강화됐다. 미국 내 정세는 불과 1주일 전과 상당히 달라 보인다.

이번 중간선거는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의 1기 정책 운영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장이자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기를 측정하는 이벤트라는 측면도 있어 2024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었다. 대다수 국내외 정치평론가가 예측했던 것처럼 민주당이 참패했다면 바이든 정부가 레임덕에 빠지며 바로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됐을 것이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고민 없이 대선 재출마를 선언하게 됐을 것이다. 그러나 중간선거 결과는 오히려 바이든 2기의 가능성을 열어준 것처럼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상원을 확보한 주요 원인으로 후보자의 자질, 지난 2년 동안의 민주당 입법 성과, ‘반민주주의, 극단주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공화당 세력을 거부한 유권자를 꼽았다.

그러나 2023년 1월 이후 2년간 바이든 정부의 정책 운영이 어려워지는 것은 필연으로 보인다.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하원에 대한 공화당의 통제는 향후 2년 동안 광범위한 입법 의제 견제로 이어질 것이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바이든 정권이 추진해 온 기업이나 부유층 증세, 대규모 연방 지출 확대, 기후변화 대책 강화 등의 정책을 되돌리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공화당의 이런 정책들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지난주 주식시장은 상승했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약세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상원 과반수를 유지함으로써 공화당의 이런 롤백(rollback) 시도에 대한 보루 역할을 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자신의 핵심 정책을 개정하려는 공화당의 법안들을 거부할 것이다. 결국 의회가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중장기 예산안과 연방정부 부채 상한 인상 문제 등을 둘러싼 대립으로 연방정부 부문 폐쇄 및 미국채 하락 리스크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의회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길어진다면 미국의 경기 침체는 피할 수가 없게 되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정권의 외교안보 정책에는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 정권의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기조는 동맹국과 연계한 대중국 정책이다. 근본적으로 대중국 강경 자세는 공화당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의회에서 공화당의 세력이 커져도 대중국 강경책은 유지될 것이다. 그 결과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고 중국을 의식한 경제안보 정책을 추진하는 현재의 기조에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부분은 하원이 공화당의 손에 넘어갈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8월 전면적인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발표했을 때처럼 행정명령을 더욱 활용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발의 시 공개되는 법안과 달리 행정명령의 경우 그 내용을 사전에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은 우려된다. 그러나 오히려 사전에 정부 간 소통과 협상만 잘 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 유리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적어도 앞으로 2년 우리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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