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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BC 배제가 헌법 수호”라는 尹 언론관

악의적 국익 훼손주장에
국힘은 광고 중단도 거론
‘언론 길들이기’ 아닌가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MBC 전용기 배제는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 부득이한 조치”라고 밝혔다. 국가안보의 핵심인 한·미 동맹관계를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 행태를 보였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다. 무엇보다 지난 9월 미국 방문 중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처음 보도한 것이 동맹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악의적 행태라는 전제에 동의할 수 없다. 더 나아가 비판보도를 이유로 특정 언론의 취재를 제한하는 것이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이라는 윤 대통령의 언론관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터졌을 때부터 대통령실은 MBC의 왜곡·편파 보도가 국익에 반한다고 했다. 당시 MBC 보도 과정이 중요한 국제 외교무대에서의 대통령 활동을 보도했던 관행에서 벗어났던 것은 사실이다.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자막으로 처리하며 성급하게 단정짓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증거를 조작해 판결한 사법부’에 비유했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발언을 정리하면 ‘MBC는 한·미동맹을 훼손하려는 악의를 갖고 대통령의 발언을 조작해 국익을 훼손했다’는 것이 된다. 그러나 이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한 비약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예단을 근거로 공적 취재공간에서 특정 언론사를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고, 윤 대통령은 그 결정을 두둔하기 위해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까지 거론했다.

이번 대통령 동남아 순방 기간 중 한·미, 한·일, 한·중 정상회담 현장에 기자가 들어가지 못한 채 대통령실이 편집한 발언록과 영상을 제공하는 일이 벌어졌다. 윤 대통령은 귀국하는 전용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생략하고 친분 있는 기자를 따로 만났다.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라고 해명해도 지금의 분위기에서는 노골적인 언론 길들이기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집권여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삼성을 비롯한 기업들이 MBC에 광고를 중단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는 발언이 나오는 것이다. 기업에 특정 언론사 광고 중단을 강요하는 것은 과거 독재정권의 언론 탄압 단골 메뉴였다. 언론은 단순한 홍보를 위한 기관도, 통제 수단도 아니다. 우호적인 기사만 쓰라고 강요하는 것은 언론 탄압과 다를 게 없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35차례나 언급했다. 그 자유 중에서 바로 언론의 자유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가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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