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사설

[사설] 유무죄는 재판에서 다투고 민주당은 민생국회에 집중하라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9일 새벽 구속되자 민주당이 “야당 탄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유검무죄 무검유죄” “조작의 칼날” “이재명 죽이기와 야당 파괴에 혈안인 정권”이라는 등의 글을 쏟아냈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 대표의 인식을 공유하며 단일대오를 정비해 당 차원에서 총력 대응하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검찰 수사가 제1야당 대표를 정조준하는 게 이례적인 일이지만 그렇다고 ‘야당 탄압’이란 민주당 측의 주장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겠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8시간10분간 이어진 구속 심문에서 검찰과 정 실장 측이 제출한 자료와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검토한 끝에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 발부 사유로 ‘증거인멸 및 도망 우려’를 들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범죄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실장에 대해 2013~2020년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 선정 등의 대가로 민간사업자 등에게 수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 수백억원 상당의 대장동 개발 수익을 나눠가지기로 한 혐의 등을 적용했다. 검찰은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에 ‘대장동 일당의 요구 사항이 정 실장을 거쳐 이 대표에게 전달돼 성남시의 의사결정에 반영됐다’는 취지의 내용을 적시했고 이 대표와 정 실장은 ‘정치적 공동체’라고 못 박았다. 수사가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이 대표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물론 정 실장이 구속됐다고 혐의가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정 실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향후 재판에서 유무죄를 다투는 과정이 남아 있다. 이 대표는 ‘조작’ ‘탄압’이라고 주장할 게 아니라 수사에 당당하게 응하고 법적으로 보장된 방어권을 행사하는 게 바람직하다. 제1야당 대표 자리를 방패막이로 삼으려 한다면 당에 부담을 주고 국민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민주당도 현명하게 처신하길 바란다. 사실 관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이 대표 지키기에 다걸었다가는 한 묶음이 돼 공멸하는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 강경파 일부 의원들이 주말 촛불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권 퇴진”을 주장했는데 사법 영역을 정치화하는 무책임한 행태다. 수사와 재판은 이 대표 측에 맡겨두고 민주당은 다수당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입법 과정에서 민생을 챙기는 게 민주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