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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가피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정쟁 배제하고 준비해야

지난달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 등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실시를 놓고 벌이는 여야의 불필요한 샅바 싸움은 중단돼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어제 국회에 국정조사 계획서를 제출하며 오는 24일 본회의 강행 처리 의지를 다졌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고 국정조사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양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예산안 처리 후 합의라는 타협안을 거론했지만 최종 합의는 여전히 요원하다. 민주당은 사고 원인과 책임을 가리는 게 시급하다는 원칙을, 국민의힘은 경찰 수사가 우선이라는 명분만 내세우기 때문이다. 서울 도심에서 158명이 숨진 대형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가 이렇게 정치적 득실만 따지며 싸울 일인가.

국회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데는 많은 국민이 동의한다. 수사는 책임이 있는 사람을 찾아 범죄 혐의를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참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누군가를 처벌하는 것으로 끝낼 수 없다. 법·제도의 맹점과 정부의 안일한 운용 여부를 찾아야 한다. 책임질 기관들의 협조 체제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밝혀야 한다. 수사를 뛰어넘는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국회의 국정조사권을 헌법에 담은 이유다. 게다가 ‘검수완박법’ 시행 이후 검·경 및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 대신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단독으로 사건을 맡으면서 수사 시작부터 한계가 노출됐다. 국민들이 수사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위기가 이미 만들어졌으니 국회를 포함한 다른 기관이 다시 나서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국회는 국정조사 실시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차분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거취에 악영향을 줄 것이므로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여권 내부의 강경론은 곤란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의 일부 야권의 정치공학적 접근도 심각한 문제다. 자칫 사실 확인도 없이 의혹을 부풀려 터뜨리겠다는 한탕주의는 더 큰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최소한 이 문제만큼은 준비 단계에서부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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