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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근길 문답 중단한 대통령, 국민과의 소통 약속 상기하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이 잠정 중단됐다. 문답이 진행되던 대통령실 청사 1층 로비에는 나무 합판 가림막이 세워졌다. 기자들은 멀리서 윤 대통령의 출근 모습을 바라봐야 했다. 대통령실은 21일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는 지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의 공개 설전을 말한다. MBC 기자는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뒤돌아서 들어가는 윤 대통령에게 항의성 질문을 계속했고, 그 과정에서 대통령실 비서관과 설전을 벌였다. 대통령실은 이를 통상적인 기자의 질문이 아닌 일종의 ‘정치적 공격’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출근길 문답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국민과의 소통을 상징하는 행사다. 대통령이 기자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과정 자체가 민심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윤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5월 11일 시작돼 모두 61차례 진행됐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이태원 참사 국민애도기간을 제외하면 중단된 적이 없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6월 ‘용산 시대의 달라진 풍경’이라는 보도자료에서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했다”고 출근길 문답을 자평했다.

그런 출근길 문답이 기자의 질문 행태를 이유로 중단됐다. 대통령이 언론과 소통하는 것은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다. 중단하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일부 기자의 질문 태도와 방식은 이유가 될 수 없다. MBC 기자의 질문 태도가 문제였다면 MBC와 문제를 풀 방법을 찾으면 된다. 특정 언론의 문제를 전체 언론의 문제로 확대해석하면 안 된다. 공격적인 질문과 설전을 ‘불미스러운 사태’로 규정한 대통령실의 인식도 안이하다. 지금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는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시위가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훨씬 공격적인 주장들도 많다. 이런 주장 역시 대통령이 직시해야 할 국민의 의견이다. 대통령 경호처가 MBC 기자의 청사 출입금지 조치를 건의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대통령 ‘심기 경호’를 하자는 얘기인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출근길 문답은 불편한 질문을 마주하는 과정이다. 말실수가 있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질문이 있더라도 중단은 정답이 아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옮긴 이유, 참모들의 반대에도 출근길 문답을 계속해온 소통의 약속을 다시 생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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