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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의 길 대신 목회 선택… 기도·양육·전도로 느린 변화 추구

이영익 서울 성문교회 목사

이영익 목사가 지난 1일 서울 동대문구 성문교회 본당에서 기도를 통해 목회의 기초를 세웠던 경험담을 말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성문교회(이영익 목사)는 1959년 10월 창립했다. 오랜 역사를 가진 교회에 이영익 목사가 부임한 건 2010년 3월이었다.

이 목사는 장로회신학대와 같은 대학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우리나라에선 마북대로 알려진 독일 마부르크대에서 신약학을 전공했다. 마부르크대는 신약성서의 양식사적 연구를 개척한 신학자 루돌프 불트만(1884~1976) 교수가 있던 학교로 괴팅겐 튜빙겐 하이델베르크와 함께 독일의 주요 대학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마친 이 목사는 에어랑엔대학교 박사과정에 진학해 공부하던 중 귀국해 목회를 시작했다.

지난 1일 교회에서 만난 이 목사는 “학자의 길 대신 목회를 택한 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면서 “신학과 목회의 현장은 크게 달랐지만 주님께 의지하고 교인들과 함께 교회를 세워가기 위해 힘썼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 앞에 펼쳐진 목회 현장은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목회가 어려울수록 이 목사는 기도를 통해 해법을 찾았다. 다양한 방법으로 기도했다. 기도하는 시간은 점점 늘었다.

그는 “40일, 혹은 70일 등으로 기간을 정해두고 예배당에서 밤새 홀로 기도하면서 하나님과 친밀한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며 “채소만 먹으며 12일 동안 기도하기도 했고, 하루 한 끼만 먹으며 70일 동안 기도한 경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교인과 함께 꾸려가는 믿음 공동체가 교회지만 주님이 주시는 은혜에 의지하지 않고 인간의 노력으로만 목회한다면 한계를 마주할 게 분명하다”며 “내 목회 여정은 결국 하나님과 깊이 교제했던 시간과도 같다”고 했다.

기도하면 할수록 하나님과의 관계는 친밀해졌다.

교인들과의 관계는 또 다른 영역이었다. 인간 관계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그가 택한 건 인문학 서적 독서였다. 이 목사는 “기도로 주님의 은혜를 구했다면 인문학 서적을 읽으며 중용의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중용은 충돌하는 모든 결정에서 중간의 길을 찾는 걸 의미한다.

노자의 도덕경을 통해 이 목사는 ‘물의 이치’를 깨달았다고 했다. 이 목사는 “도덕경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고사성어가 나오는데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선하기 때문에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는다’는 의미”라면서 “도덕경을 읽으며 물과 같은 목회자가 되기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기도와 독서만 한 건 아니다. 교인 양육도 병행했다. 이 목사는 오랜 전통을 가진 교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G12 모델을 적용했다. 1991년 콜롬비아의 세자르 카스테야노스 목사가 개발한 G12는 예수가 12명의 제자를 택해 동행하며 삶과 신앙을 나눴던 것에서 착안한 양육 프로그램이다.

교인들은 교회에서 마련한 G12의 심화 양육 프로그램인 인카운터 수련회를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는 기회를 얻었다. 세상 속에 살며 상처입은 교인들은 기도와 양육, 전도 운동을 통해 신앙적으로 성숙하게 됐다.

2017년부터 교회 체질을 ‘선교적 교회’로 전환해 지역사회와의 호흡을 시작했다. 점집이 많았던 주변 환경이 대단지 아파트촌으로 변화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교세는 성장했다. 이 목사 부임 후 300명 가까운 새 신자가 등록했고 90%가 정착했다.

교회는 최근 10년 사이 새롭게 리더 훈련을 받은 중직자들이 생겨나면서 성장을 위한 기틀을 다지고 있다.

최근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친 교회 본당에서 예장통합 평양노회 노회장인 이 목사가 노회를 인도하고 있는 모습.

이 목사는 “교회 주변에 아파트촌이 생기고 주민이 늘면서 여러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최근 본당 리노베이션과 별관 건축을 마친 뒤 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평양노회 정기노회를 교회에서 진행했다”고 했다. 이 목사가 평양노회장에 당선되면서 노회원들을 교회로 초청한 것이다.

이 목사는 새로 교회에 부임하는 목회자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느린 변화를 지향하는 게 좋다”면서 “기다림에 익숙해져야 하고 쉽지는 않겠지만 꾸준히 교인을 양육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나와 맞는 교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갖는 걸 자제해야 한다”며 “모든 교인을 품는 게 목회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교회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신앙 공동체로 성장한다는 비전도 세웠다. 교회 근처에 경희대와 외국어대가 있는데다 아파트 단지가 줄지어 들어선 것도 성장을 이끌 요인으로 꼽힌다.

이 목사는 “지역사회에서 꼭 필요한 교회로 자리 잡고자 한다. 우리 교회를 찾는 이들에게 복음을 심고, 제자로 양육해 그리스도인의 향기가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꿈을 꾸고 있다”면서 “든든히 선 교인들과 함께 희망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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