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뮤얼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고도가 ‘외로운 섬’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랑스어인 고도(Godot)가 영어의 신(God)을 가리키는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만 작가조차도 뜻을 밝히기를 거부했습니다. 작품은 마냥 ‘고도’를 기다리는 대화로 일관합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설레는 일입니다. 정현종 시인은 ‘방문객’이라는 시를 통해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고 기다림의 깊은 의미를 표현한 바 있습니다.

기독교에서 12월은 기다림의 절기입니다. 아기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는 것이죠. 그런데 이 기다림은 단순히 어린 아기가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하늘이 통째로 우리에게 오는 사건입니다.

이사야는 바벨론 포로이던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킨 하나님의 역사를 “주님은 하늘을 가르고 강림하신다”고 고백합니다. 청록파 시인이며, 기독교인인 박두진 시인은 ‘하늘’이라는 시에서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멀리서 온다/ 멀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며 다가오는 하늘의 감격을 노래한 바 있습니다. 성탄절! 그것은 하늘이, 하늘 보좌가 내게로 다가오는 사건입니다.

김종구 목사(세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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