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미션 > 전체

인간 본성에 어긋나고 어려운 용서, 왜 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팀 켈러의 용서를 배우다
윤종석 옮김/두란노


용서는 어려운 일이다. 인간 본성에 어긋나며 자연스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서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다. 그리스도 속죄의 죽음으로 용서가 가능해진다. 자아와 명예가 갈수록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 때때로 용서가 폄하되고 비난받는 일까지 일어나는 요즘, 팀 켈러(사진) 목사는 왜 그리고 어떻게 용서해야 하는지 묻는다.

켈러 목사의 ‘용서를 배우다’(원제 Forgive: Why Should I and How Can I?)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출간됐다. 태어남, 결혼, 죽음, 기도, 일과 영성, 정의, 부활, 설교, 센터처치, 묵상, 탈기독교시대 전도 등을 다룬 켈러 목사의 전작들을 넘어 이번 용서를 다룬 책은 기독교 신앙의 심장으로 직진한다.

우리 시대의 변증가로 불리는 켈러 목사는 “용서하지 않으면 오히려 우리가 학대자들의 노예가 된다”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성공회 대주교 데즈먼드 투투의 격언으로 책을 시작한다. 용서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의 현주소를 여러 기사로 소개한다. “용서 문화는 지옥에나 가라”는 SNS의 거친 반응과 남을 벌하려는 광기가 가라앉을 새 없는 SNS의 단면을 목도하며 “SNS는 도덕주의자에게 마약과도 같다”는 문학비평가 앨런 제이콥스의 성찰도 소개한다.


켈러 목사는 무조건 용서해야 한다는 ‘값싼 은혜’ 모델, 거래를 통해 용서해야 한다는 ‘인색한 은혜’ 모델, 용서를 완전히 배제하고 피해자를 위해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은혜 없음’ 모델을 모두 배격한다. 이들에겐 수직적 차원이 결여돼 있다고 말한다.

수직적 차원이란 위에서 오는 은혜, 즉 하나님이 베푸신 용서를 가리킨다. “인간사 영역에서 용서의 역할을 발견한 사람은 나사렛 예수”라고 말한 정치학자 한나 아렌트의 해석처럼, 용서의 역사는 성경에서 기원한다.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이 친히 우리를 위해 대신 죗값을 치렀고, 그래서 인간 본성에 어긋난다는 어려움에도 용서가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내가 회개하고 하나님의 용서를 받아들이면 새로운 정체성을 얻는다는 점이 용서의 시작점이다.

책은 좀처럼 용서할 줄 모르는 우리를 위해 구체적 지침도 언급한다. 복수나 앙갚음을 삼간다. 빚을 받아 내려고 고통을 가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상대를 비난하지 않는다. 마음속에 악감정을 품지 않는다. 상대와 똑같이 당신에게도 인간 보편의 죄성이 있음을 인식하라 등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