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경제 침체 경고에도 위기의식 없는 정부와 정치권

국민DB

내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고음이 거세다. 경제연구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6일(현지시간)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올해 성장률 추정치(3.2%)를 대폭 하회한 수준이다. 이는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 경제를 강타한 2009년과 2020년을 제외하면 1993년 이후 최저치다. 기타 고피나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의 내년 경제 전망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고 우려했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등 월가 최고경영자(CEO)들도 잇단 인터뷰를 통해 부양 효과 소진과 일자리 감소에 따른 미국 경기 침체를 전망했다. 경기가 어려울 때조차도 간헐적으로 제기되곤 한 낙관론은 지금 자취를 감췄다. 그만큼 잿빛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상태다.

우리는 이런 비관론을 강 건너 불구경처럼 대할 수 없다.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으로 약 38%다.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수출시장 점유율이 0.1% 포인트 낮아지면 취업 인원은 13만9000명 줄어든다. 수출이 성장과 고용을 좌우하고 있어 세계경제의 침체는 한국경제에 직격탄이 된다는 의미다. 실제 수출이 최근 2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이미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한국은행이 내년 성장률을 1.7%로 대폭 낮췄음에도 이조차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어느 나라보다 글로벌 경제 추이에 촉각을 세워야 할 곳이 한국이다.

하지만 위기 국면을 타개할 정책을 마련하고 수출 및 투자 등을 지원해야할 정부와 정치권은 딴나라에서 사는 듯하다. 경기침체를 딛고 일어서려면 재정이 중요한데 국회는 이미 내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법정 기한을 넘겼다. 내일이 정기국회 종료일인데도 ‘준예산’이니 ‘야당 자체 수정안 처리’니 하는 무책임한 공방만 오간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여부에 대한 여야의 이해득실이 경제보다 우선이다. 국정을 주도할 대통령실과 정부의 위기의식도 찾기 어렵다. 원칙만 내세우며 야당과는 아예 담을 쌓은 지 오래다. 통상 문제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초기 및 사후 대응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민생도 외교에서도 전략 부재만 노출하고 있으니 바라보는 국민은 답답할 뿐이다. 외환위기 등 전례에서 보듯 국민의 지지와 신뢰 없이는 경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없다. 정부와 여야가 사사로운 정쟁에 얽매일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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