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타인벡 글과 카파 사진에 담긴 70여년전 러시아

[책과 길] 러시아 저널
존 스타인벡 글·로버트 카파 사진, 허승철 옮김
미행, 364쪽, 2만2000원


‘분노의 포도’ ‘에덴의 동쪽’ 등을 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존 스타인벡이 쓰고, 20세기 최고 종군사진가 로버트 카파가 사진을 찍은 여행기라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1947년의 구 소련에 대한 여행기라니.

40대의 스타인벡과 30대의 카파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소 냉전이 형성된 1947년 7월 신문에 글을 게재하기로 하고 적국인 구 소련으로 들어간다. 모스크바와 스탈린그라드(현 볼고그라드), 우크라이나, 조지아를 돌아보는 두 달 간의 일정.

이들의 여행을 담은 책 ‘러시아 저널’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구 소련 지역에 대한 희귀한 기록이다. 둘은 이데올로기와 정치 얘기는 빼고 사람들과 생활을 보고 들은대로 기록했다.

스타인벡은 스탈린그라드에서 폐허에서 살아가며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돌 더미 아래에는 작은 공간과 구멍이 있었고 그 곳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이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의 키예프는 가장 처참하게 파괴된 도시였지만 재건의 의지가 뜨거웠다. “이들은 슬픔에 빠져 있지 않았다. 이들은 항상 웃고, 농담을 하고, 노래를 불렀다.” 이들이 재건한 우크라이나가 요즘 다시 포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조지아 여행기는 특히 아름답다. “조지아는 마법과 같은 곳이다. 당신이 그곳을 떠날 때면 꿈을 꾼 것같이 느낀다.”

카파가 열정적으로 찍은 사진들을 보면 도시들은 폐허가 되었지만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있지 않았다. 미래를 믿었고 친절했으며 평화를 원했다.

전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였던 허승철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가 번역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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