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백기투항’ 받아낸 정부, 국정운영 동력 확보

강경대응에 국정지지율 상승흐름
“대한민국에 더 이상 떼법 안통해”
민주노총 투쟁 수위도 낮아질 듯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종료한 9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화물차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달 24일 파업에 돌입한지 15일만에 조합원 투표를 거쳐 업무에 복귀했다. 뉴시스

정부가 15일 만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파업 철회를 끌어내면서 향후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업에 강경 대응했던 정부는 화물연대로부터 사실상 ‘백기투항’을 받아냈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국면에서 ‘법과 원칙’을 앞세우며 시종일관 초강경 모드를 보였다. 정부는 애초 안전운임제 일몰 3년 연장안을 내며 화물연대와 협상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파업이 시작되자 연장안을 철회해버렸다. 정부는 시멘트 분야 등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카드까지 꺼내며 화물연대를 압박했다.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동안 국정지지율은 상승 흐름을 탔다.

한국갤럽이 지난 6~8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 긍정평가는 33%로 전주 대비 2%포인트 오른 것으로 이날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59%로 1%포인트 내렸다. 긍정평가 이유로는 노조 대응이 24%로 가장 많았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지 못한 점이 강경하게 맞선 정부에 대한 지지로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화물연대의 파업 철회에 대해 “인내의 한계에 다다랐던 국민들이 법과 원칙에 입각한 정부의 대응에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 냉담한 시선과 불법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는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 화물연대의 파업을 멈추게 했다”며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떼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게 증명됐다”고 밝혔다.


파업국면에서 승기를 잡은 당정은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 논의에서도 ‘원점 재검토’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대변인은 “일몰 연장안은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하는 순간 없어진, 스스로 차 버린 안”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냈다. 김수상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은 “(바로 대화 시작이) 가능하다”면서도 “안전운임제의 운영상 문제점이 고려돼야 한다. 다시 대화가 (원점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정부는 화물연대의 대승적 양보를 받아들여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며 “정부여당은 화물운송노동자들의 안전한 운행을 위한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안전운임제 일몰 기한을 3년 연장하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노동계 ‘동투(冬鬪)’의 중심에 있던 화물연대 총파업이 빈손으로 종료되면서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주노총은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 등을 위해 연말까지 예정된 투쟁 일정을 강행할 방침이지만 수위는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현수 심희정 박상은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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