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어르신 괴롭히는 척추질환… 농한기가 치료 적기

이상 있어도 농사 일 바빠 오래 방치
허리 덜 쓰는 겨울… 수술·재활 용이

척추수술 환자들이 슬링을 이용해 재활치료를 받는 장면. 세란병원 제공

농촌 거주 노인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근골격계 질환이 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척추관협착증이다. 평생 농삿일을 하면서 무거운 물건을 머리 위로 들거나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취하다 보니 척추뼈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상 신호가 나타나도 오래 방치하곤 한다는 점이다. 노부부끼리 지내거나 배우자와 사별하고 홀로 사는 경우가 많아 병원 진료를 소홀히 하기 쉽다.

디스크는 목 등 허리를 구성하는 척추뼈 사이에 완충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튀어나와 주변 신경을 눌러 생기며 허리디스크가 가장 많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그 속을 지나는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은 통증이 심해지면서 보행이 힘들고 걷다가 자주 쉬며 허리를 굽혀 걷기 때문에 ‘꼬부랑 할머니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서울 세란병원이 농촌의 의료 소외 환자 대상 ‘기적의 운동화’ 프로그램을 지난 1년간 운영해 이런 꼬부랑 할머니병 등 척추질환자 25명을 치료해 주는 인술을 제공해 주목받았다.

충북 음성에 사는 성영자(82)씨는 몇 발자국만 움직여도 허리가 힘없이 구부러지고 만다. 증상이 나타난지 무려 30년이 넘었다. 쭈그린 자세가 많은 밭 일과 과수원 일이 척추관협착증을 불렀다. 수술을 진행한 세란병원 장한진 척추내시경센터장은 12일 “환자는 이미 척추관협착증이 많이 진행돼 물혹이 신경을 누르는 상태”라고 했다. 성씨는 망가진 허리 탓에 골반을 빼고 걸었지만 수술 후 자세도 많이 교정됐고 다리 저림도 줄었다.

최근 척추질환의 대표적 치료법은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이다. 피부 절개 없이 2개의 구멍을 뚫어 한쪽은 내시경, 반대편에는 수술 기구를 넣어 진행한다. 장 센터장은 “양방향 척추내시경술은 출혈이 거의 없고 재발률이 낮다”며 “기존 구멍 1개를 이용한 내시경술 및 척추 신경성형술의 단점을 개선해 접근이 어려웠던 곳에 발생한 척추질환에도 접근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 뿐 아니라 기존 치료법 시행 후 호전이 없거나 재발한 환자 등에도 적합하다.

척추수술 후엔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누운 채로 골반을 들고 10초간 유지하는 자세가 그 중 하나다. 슬링을 활용한 재활도 많이 시행된다. 이는 줄의 위치를 다양하게 바꿔 환자 스스로 운동을 조절하고 손상 부위의 근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또 허리에 무리가는 자세는 피한다. 이 병원 재활의학과 이예원 과장은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 갑자기 허리근육이 긴장해야 하는 동작과 장시간 허리에 무리가는 자세는 취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고령자일수록 침대에서 내려올땐 바로 일어나지 말고 옆으로 비스듬히 일어나며 걸을 때는 뒤꿈치를 먼저 닿게 하는 게 허리에 무리가 안 간다. 계단을 이용할 땐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기보단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 올라야 한다. 물건을 내릴 때는 허리보다 무릎을 구부리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농한기가 척추질환 치료와 재활의 적기라고 조언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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