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태양 아래 중중첩첩 능선·하얀 안개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 주변

이른 아침 강원도 정선의 가리왕산 하봉에 조성된 케이블카 상부 탑승장 너머로 떠오르는 해가 주변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탑승장을 끼고 나무데크 길과 포토존이 마련돼 가벼운 산책과 기념사진 찍기에 좋다.

강원도 정선에 올 겨울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더해졌다. 정선의 진산 가리왕산(加里旺山) 주변에 가볼 곳이 많아졌다.

정선과 평창 경계의 가리왕산은 해발 1562m 산으로, 남한에서 아홉 번째로 높다. 주봉인 상봉이 중봉(1436m)·하봉(1381m)·청옥산·중왕산 등을 거느리고 있다. 1910년대 필사본 ‘조선지지자료’에는 평창에서는 가리왕산, 정선군 북면 산에서는 갈이왕산(葛夷王山)으로 정리돼 있다.

옛날 맥국의 갈왕 또는 가리왕으로 불리는 왕이 이곳까지 쫓겨 와서 성을 쌓고 머물러 갈왕산이라 불렀다는 것과 멀리서 보면 산이 마치 볏단이나 나뭇단을 쌓은 더미인 큰 가리처럼 생겨 가리왕산이라 했다는 얘기가 전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하봉에 알파인스키 활강경기장이 조성됐다. 경기가 끝난 뒤 원상복구와 곤돌라의 관광자원 활용을 둘러싼 논쟁 끝에 3년간 운영한 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곤돌라가 ‘가리왕산 케이블카’로 바뀌어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시범운영 중이다. 3일 정식개장했다.

케이블카는 길이 3.51㎞로, 평창 발왕산, 춘천 삼악산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길다. 8인승 60대가 운행된다.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평창올림픽 유산인 데다 하봉 정상에서 해맞이와 해넘이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일출·일몰을 볼 수 있도록 매주 토요일은 오후 7시까지, 일요일은 오전 6시부터 운영한다.

등산하면 3시간 이상 걸리는 하봉 정상을 불과 20분 만에 오른다. 상부 탑승장 2층에 오르면 따뜻한 공간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 3층은 야외전망대다. 북쪽으로 중봉 너머 상봉이 우뚝하다. 그 왼쪽으로 멀리 ‘육백마지기’로 유명한 평창의 청옥산도 시야에 잡힌다. 동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높고 낮은 산들이 겹겹이 파도처럼 이어진다. 그 사이를 채운 운해는 하얀 포말처럼 일렁인다.

로미지안가든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보면 바로 앞 피라미드형 프라나탑 오른쪽에 ‘붉은자성의언덕’이 있고, 멀리 키 큰 소나무 앞에 ‘가시버시 성’이 자리한다. ‘삼합수전망대’는 소나무 오른쪽 뒤에 위치해 있다.

가리왕산 동남쪽 자락에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직접 가꾼 정원 ‘로미지안가든’이 자리한다. 33만㎡(약 10만평) 규모에 자아 성찰과 명상을 채운 정원은 2017년 일반에 공개됐다.

로미지안은 정원 주인 손진익 엘베스트그룹 회장의 호 ‘지안(智眼)’과 연애 시절부터 아내를 부르던 애칭 ‘로미’를 합한 이름이다.

정원 곳곳에 둘러볼 만한 공간이 즐비하다. 다정하게 자리한 박달나무와 소나무 아래 손 회장 부부 동상이 반기고, 그 너머로 로미지안가든의 상징 ‘가시버시성’이 보인다.

‘자성의 노래’ 상자의 무거운 덮개를 닫을 때 손을 조심해야 한다.

오른쪽 아래 피라미드형 ‘프라나탑’과 ‘붉은자성의언덕’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도록 한다. 프라나탑 내부엔 3D 홀로그램 화면이 진정한 행복과 깨달음에 관해 묻는다. 붉은 흙으로 된 붉은자성의언덕 위 보물함 모양의 상자 속에는 ‘자성(自省)의 노래’가 들어 있다.

‘베고니아하우스’는 1년 내내 꽃을 피운다.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점보베고니아도 있다. 인근 ‘삼합수대전망대’에 오르면 남평뜰이 발아래 펼쳐진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포토존을 갖춘 나전역.

남평뜰을 끼고 흐르는 임계천 북쪽 북평에 나전역이 있다. 1969년 석탄산업의 발달로 정선선 보통역으로 문을 열었으나 석탄산업의 쇠퇴로 1993년 역무원 없는 간이역이 됐다. 역의 외관을 간직한 채 카페로 운영중이다. 정선오일장이 열리는 끝자리 2·7일과 토·일요일에 정선아리랑열차가 정차한다.

정선아리랑열차의 종착지는 아우라지역이다. ‘정선아리랑’의 발상지로 송천과 골지천이 한데 어우러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아우라지역 인근에 최근 들어선 아리랑비.

최근 이곳에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아 높이 5.5m, 비문 폭 1.48m, 두께 0.83m로 국내 최대 ‘아리랑비’가 들어섰다.

여행메모
영동고속도 진부IC 편리…로미지안가든·파크로쉬 ‘웰니스 관광지’

수도권에서 승용차를 타고 가리왕산케이블카로 바로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을 이용하면 편하다. 59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25분 정도 달리면 닿는다. 이곳에서 로미지안가든까지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케이블카는 평일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탑승 마감 오후 4시 30분) 운영된다. 이용요금은 성인 1만원, 어린이 6000원이며 정선군민과 경로우대자,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5000원이다. 케이블카 상부 승차장에서 가리봉산 정상인 상봉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지만 데크 밖으로 나가지는 못한다.

케이블카 바로 앞 파크로쉬 리조트 앤 웰니스는 한국관광공사·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추천 웰니스 관광지’다. 스페셜 프로그램뿐 아니라 요가, 명상, 피트니스, 필라테스 등 프로그램을 매일 운영하고 있다.

로미지안가든도 웰니스 관광지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입장 마감 오후 4시·연중 무휴), 요금은 어른 1만5000원, 청소년 7000원이다. 카페·식당·숙소도 있다. 정선아리랑열차는 나전역에서 하행 낮 12시 12분, 상행 오후 6시 11분에 선다.





정선=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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